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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여행하고 매일 이사합니다
저자 : 하지희 ㅣ 출판사 : 웨일북

2019.08.20 ㅣ 340p ㅣ ISBN-13 : 9791188248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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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평의 공간으로도 충분합니다.”
‘남들처럼 사는 삶’에서 벗어나
‘나답게 지내는 시간’을 말하다


“우리의 생활은 가느다란 줄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버티는 모습이었다. 당장의 문제는 없었지만, 어느 날 두 사람 중 누구 하나가 아프거나, 다치거나, 해고당하면 금방이라도 기우뚱대다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질 것만 같은, 일종의 시한부 선고를 받은 기분이었다.” _본문 중에서

때때로 우리는 스스로를 지우며 먹고사는 일에 매달린다. 자기만족과 자기계발이라는 포장을 내세우지만, 사실 남들과 똑같이 살기 위한 발버둥이다. 그것을 깨닫기까지 우리는 긴 시간을 소비하거나 혹은 영영 모른 채 오늘을 버리고 만다. 아직 오지 않은 내일에 오늘의 희망을 배팅하는 것이다.

이 책은 삶을 고스란히 살기 위해 매일의 이사를 마다하지 않는 연인의 이야기를 담았다. 두 평 남짓한 밴으로 모든 짐을 옮기고 살아가는 이 연인도 한때는 일상을 잊고 살았다. 매일 표정을 감추고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만 안고 있던 이들에게는 마음을 꿰맬 시간이 없었다. 그렇게 일상 대부분의 것을 포기해도 결국 돌아오는 건 월급 절반의 월세였다.

하지만 가난한 주머니보다 더 부족한 건 나를 돌보는 시간이었다. 결국 번아웃 증후군이라는 진단명을 받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고장 난 마음을 수리하고 방향을 찾아야만 했다.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 아주 작고 생각보다 더 불편한 집, 밴으로 옮긴다는 건 큰 결심이었다. 하지만 매일 이사하는 번거로움 속에서 처음으로, 온전히 그들을 위한 질문을 갖게 되었다. 편안하고 안락한 집을 지키기 위해, 오지 않을 미래를 위해 지금을 버릴 때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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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프롤로그
돌부리에 걸려도 세상은 무너지지 않으니까

1장. 작아진 집: 두 평의 공간에서 삽니다
구급대원과 요리사가 만나다
프랑스에서 번아웃 진단을 받다
밴 라이프, 처음 뵙겠습니다
우리 집을 찾습니다
* 밴을 고를 때 따져볼 5가지
필요한 만큼, 가질 수 있을 만큼
* 가진 짐에 비해 밴이 너무 작다고 느껴진다면
700만 원짜리 우리 집
저희 두 사람 허락해주세요
모두 정리하고 밴에서 살기로 했어요
* 밴 라이프를 시작하기 전 생각해볼 5가지
이제 우리도 집주인이 되었습니다
* 우리 집을 소개합니다

2장. 매일의 집: 우리의 지금을 보냅니다
우리 집은 17세입니다
두 평만큼의 오늘
* 밴에서 사는 우리에게 가장 유용한 5가지
고작 4시간의 산책
머리를 냄비에 감아보았습니다
물 5리터로도 씻을 수 있는 사람
양말이 세 켤레뿐이라서
없으면 없는 대로
최악과 최고의 부엌에서
* 밴에서 요리할 때의 팁

3장. 바퀴 달린 집: 매일 또 다른 행복으로 향합니다
주소도 없지만
도시에서 살아남기
매일 이사합니다
이토록 반가운 반전
매일의 플레이리스트
* 우리만의 플레이리스트
좋아하는 날씨가 있나요?
공동묘지에서 크루아상을
전망 좋은 집에 삽니다
* 밴에서 살 때 알아두면 유용한 5가지

4장. 함께하는 집: 여전히, 우리입니다
싸우자, 오늘은
각자 제자리로
오늘을 위한 연습
개인의 산책이 필요한 순간
우리 집으로, 어서 오세요
좋아하는 일로 삶을 채운다면
우리, 같은 배를 탔네요
고마워, 내일도

5장. 생각하는 집: 내 집 바깥을 바라봅니다
더 이상의 세제는 없다
전기도 만들어 쓰는 사람
우리는 쓰레기통 다이버입니다
20리터 냉장고는 진화인가요, 퇴화인가요?
우리도 밥값을 합니다
밥 한 그릇이면 충분해요
이 세상, 공짜는 없습니다
오늘은 흐림입니다

6장. 성장하는 집: 이 길 끝에서 우리는 만나게 됩니다
실전에서만 마주하게 되는 것들
무한한 공간 저 너머로
생활비 40만 원의 비밀
이제 밴 라이프 2년 차
집에도 조건이 있다면
* 밴에서 살며 생긴 작은 변화 20가지
실험은 계속되어야 한다
요즘 젊은것들의 밴 라이프
* 밴을 꾸밀 때 참고하면 좋은 8가지
이기적인 결정의 뒷이야기
그리고 그의 이야기

에필로그
온 세상 전부가 마치 우리의 집인 것처럼

[본 문]

생각 좀 하면서 살자고 쉽게 이야기하면서도, 정작 내가 그런 사람이었나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우리에게 집중할 수 있는 공간으로 움직였다. 우리는 그저 작은 밴으로 옮겼을 뿐이지만, 삶은 완벽하게 달라졌다. 매일 같은 하루가 시작된다는 게 두려웠던 우리는, 내일은 어떤 낯선 풍경으로 이사할지, 어떤 새로운 사람을 만날지, 어떤 신기한 일이 생길지 기대하며 눈을 뜬다. 두 사람이 누우면 가득 차는 2평 남짓의 밴에서 서로 배려하는 법을 배우고, 유럽 곳곳을 여행하며 자신의 가능성을 깨닫는다. 그는 시간과 여유가 부족해서 도전하지 못했던 사진을 찍기 시작했고, 나는 고등학교 이후로 시도한 적 없던 글과 그림을 시작했다.
pp. 7

아무리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해도, 생각만으로 밴 라이프라는 특이한 삶을 결심하긴 힘들었다. 그럴 때 인터넷에서, 책에서, 주변에서 독특하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삶을 가꾸어나가는 사람들을 만났다. 계약직이 불안하다고 불평하는 대신 매번 새로운 직장을 실험해보는 즐거움이라고 하는 직장 동료, 배낭 하나만 짊어지고 친구 집과 농장의 작은 방을 전전해도 매일 새로운 집이 기대된다는 독일인 친구, 직업은 만들기 나름이며 내 삶에서는 내 선택만이 정답이라는 작가. ‘이렇게도 살 수 있다’, ‘생각보다 내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다양하다’고 알려준 이들이 있었기에 우리도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pp.8

파리 하면 떠오르는 낭만적이고 여유로운 그림과는 달리 우리는 일생에서 가장 가난한 한 해를 보냈다. 빨래방 의자에 걸터앉아 유리창 너머 화려하게 차려입은 관광객들을 멍하니 바라볼 때면 속이 울렁거렸다. ‘나도 언젠가 저들처럼 명품 가방도 척척 사고 예쁘게 차려입고 여행도 다닐 수 있는 날이 올 거야. 조금만 더 참자.’ 질투와 불안감으로 터질 것 같은 마음을 ‘언젠가’라는 단어로 겨우 꾹꾹 눌렀다.
pp.22

우리의 생활은 가느다란 줄 위에서 아슬아슬하게 버티는 모습이었다. 당장의 문제는 없었지만, 어느 날 두 사람 중 누구 하나가 아프거나, 다치거나, 해고당하면 금방이라도 기우뚱대다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질 것만 같은, 일종의 시한부 선고를 받은 기분이었다. 실제로 건강은 점점 나빠지고 있었다. 게다가 언젠가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면 둘 중 한 사람은 그만둘 수밖에 없는, 언젠가 끝나버리는 직장인의 삶이 10년 후일지, 내년일지, 당장 내일일지 모르는 일이었다. 언젠가 그만두기 위해 회사에 많은 것을 바치고 있는 우리가 허무했다.
pp.29

그즈음 전 세계에 미니멀리즘 바람이 불었다.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어준다는 말에 혹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짐을 하나씩 정리하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물건이 ‘짐’으로 보였다. 이전엔 그저 그 자리에 있는, 당연히 가지고 있는 물건이었다. 하지만 살펴보니 4년 전 유학을 오며 가지고 왔던 작은 소품들과 한 번도 쓰지 않은 펜 몇 자루도 원래 들어 있던 가방에 그대로 들어 있었다. 이사를 네 번이나 다녔는데 그때마다 가방을 열어보지도 않고 그대로 옮겨 다니기만 한 것이었다. 주방 찬장엔 요리 공부한다는 핑계로 모아둔, 1년에 한 번 쓸까 말까 하는 도구들이 가득했고, 옷장 곳곳엔 몇 년간 한 번도 입지 않은 옷들이 있었다. 소름이 돋았다. ‘내가 그동안 이렇게 내 환경을 무시하며 살았구나.’ 나도, 내 물건들도 너무 불쌍했다. 제대로 손질되지 않고 아무렇게나 방치된 물건이 꼭 나를 비추는 것 같았다. 곳곳에서 쏟아져 나오는 물건들을 꺼내다 주저앉아 눈물 쏟기를 몇 번, 마음을 비워내고 다시 힘을 냈다. 천천히 깨끗해지는 집을 보며 조금씩 웃음을 되찾았고, 나를 누르고 있는 우울함이 덜어지는 걸 느낄 수 있었다.
pp.47~48

이전엔 물건을 살 때 ‘살 때의 기쁨’, ‘사용할 때의 편리함’만을 생각했다면 지금은 ‘집에 들였을 때 차지하는 자리’, ‘관리하는데 드는 시간과 비용’, ‘언젠가 처분해야 할 때의 번거로움’을 먼저 고려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물건을 가졌을 때 기쁨과 편리함을 가져다주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우리의 공간, 시간, 노동력은 아주 귀하다. 값이 저렴하다고 해서, 특별 할인을 한다고 해서 쉬이 내어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pp.52

마지막 근무를 마치고 돌아오는 그의 밝은 얼굴과 골목길 한구석에 세워둔 우리의 작은 집을 번갈아 보았다. 점점 더 확신이 들었다. ‘우리, 이 방향으로 가는 게 옳구나. 우리에게 맞는 선택을 한 거구나.’ 이제 겨우 첫발을 내디뎠을 뿐이었다. 손을 힘껏 흔들며 다가오는 그를 불렀다. 그가 손짓으로 드라이브 가자는 신호를 보냈다. 낡았지만 넉넉한 집도 샀고, 밝고 여유로운 연인의 얼굴도 다시 얻었다.
pp.59

옳은 선택을 한 것이라고 확신을 하면서도 마음 한쪽으로 불안과 죄책감이 부풀어 올랐다. 그럴 때면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았다. ‘그때 부모님 때문에 자유롭게 살 기회를 놓쳤어’, ‘그때 고양이들 때문에 여행할 기회를 놓쳤어’라고는 절대 탓하지 말자고. ‘그때 그들 덕분에 그걸 잘할 수 있었어’라고 말할 수 있는 삶을 살자고. 후회는 해도 원망은 하지 말자고.
pp.63

우리는 그토록 바라던 집주인이 되었다. 이상한 색의 페인트를 발라도, 벽에 본드로 병뚜껑을 덕지덕지 붙여도, 천장을 커튼 조각으로 씌운다 해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다. 우리 마음에 들면 그만이다. 정말 자유롭다(너무 자유로운 덕에 정체불명의 인테리어가 되어가고 있긴 하지만). 페인트를 바르며 ‘이거 나중에 다시 바꾸라고 하면 어쩌지?’ 따위의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
pp.80

집이 너무 작아서 재미있기도 하고, 아늑하기도 하고, 답답하기도 하고, 감사하기도 하다. 나는 ‘무슨 놈의 청소가 해도 해도 끝이 없어’라고 불평하는 날이 줄어서 좋고, 그는 아직 ‘이놈의 집구석 답답해서 도저히 못 살겠네’라고 할 정도는 아니라고 하니 이 정도면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지금의 우리에게 맞는 집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pp.96

시시할 정도로 사소한 발전들이 좋은 것은 모두 실패를 통해서, 배려를 통해서, 인내를 통해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는 한 해의 끝에 뿌듯해할 정도의 발전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겠지만, 나에게는 수줍게 내보일 수 있는 자랑스러운 일이다. 의외로 이런 점 때문에 밴에서 살게 되어 참 다행이라고 곱씹게 된다. 앞으로도 계속 어디에서 살든, 이 실패와 배려, 인내를 품고 살 수 있으리라는 힘이 생기는 것이다.
pp.115

소비는 곧 투표라고 했다. 방글라데시에서 천 명 이상의 사망자를 낸 의류 공장 붕괴 사고가 났을 때, 서로 자기의 책임이 아니라고 미루던 패션 브랜드에 나는 소비라는 투표를 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래도 된다고, 이런 사고 따위는 신경 쓰지 말고 싸고 예쁜 옷만 잘 만들어달라고 한 셈이다. 번아웃 증후군까지 겪으면서 일을 힘들어했던 나지만, 정작 목숨을 걸어야 할 만큼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는 이들을 모른 척했다. 그렇게 그들의 목숨 값으로 싸게 산 옷들은 1년을 넘기지 못하고 아프리카의 어느 마을의 쓰레기 산에 쌓였다. 이 순환 속에서 만족하는 사람은 패션 브랜드 사장 외에는 아무도 없어 보였다.
pp.121~122

우리의 집이 변했다. 그다음엔 삶의 방식이 바뀌었고 관심사가 달라졌다. 각자 자기만의 세계로 나가면서 지인과의 대화가 예전처럼 이어지기 힘들어졌다. 대신 새로운 사람들과 새로운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이전에는 알고 싶지도, 알려고 하지도 않았던 주제에 대해서 활기 넘치게 대화를 이어나가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여행하면서 평생 만나보지 못했을 사람들을 만나고 대화할 기회도 얻었다. 만나는 사람 하나하나, 대화의 순간 하나하나만으로 지금껏 우리가 알고 있던 세상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사무치게 깨닫는 것이다. 우리의 밴, 우리의 집은 우릴 살아 있다고 느끼게 해준다.
pp.226

밴에서 살게 된 이후로 감사하게도 시간과 힘이 넘쳐난다. 우리 인생에 ‘부자’라는 단어가 붙을 일은 없을 줄 알았는데 전에 없던 ‘시간 부자’가 되었다. 이젠 기꺼이 시간을 내어 동네 장터에 가서 천천히 필요한 만큼만 준비해 간 가방에 담아 오는 여유를 부린다. 간편한 즉석식품 대신에 번거롭더라도 덜 운반되고 덜 가공된 재료를 사 와 다듬는다.
pp.255

어떤 이에겐 밴 라이프가 실패일 수도, 결말처럼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우리에게 밴 라이프는 연습이고 배움이다. 그걸 가속화하는 일이 우핑이었다. 잠시라도 이 사회에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던 우리지만, 그러면서도 자유를 잃고 싶지 않았다. 다른 이들의 삶과 일을 같이 나누고 배우면서 우리의 삶과 일을 고민하고 준비할 수 있었다. 어느 땅도 가지지 않은 우리에게 자신들의 땅을 잠깐 내어준 이들을 만나 돈이 아닌 서로의 시간과 노동, 그리고 대화를 주고받았다. 곧 다시 우리의 밴으로 돌아왔지만 그들에게 배운 순수한 노동의 가치는 잊지 않았다. 우리는 꿈꾼다. 자유롭지만 세상에 쓸모 있는 사람이 되기를, 함께 ‘밥값’ 하며 살기를.
pp.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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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경로에서 벗어났을 뿐.”
어차피 삶은 어느 편에서도 불안하다면
한번쯤 사람답게, 아름답게 살아보는 것


밴 라이프Van life를 선택한 이들이 다른 사람보다 더 용기가 있는 건 아니다. 단 한 번도 살피지 못했던 내면의 무너진 존재와 깊은 곳에 가려져 있던 거친 민낯의 자신을 발견했을 때, 더 이상 외면할 수 없었을 뿐이다.

이 책은 유럽 곳곳의 여정을 담았지만 낭만은 이야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길 위에서의 전투를 보여준다. 매번 머무르는 곳에서 화장실을 찾아야 하고 내리쬐는 햇볕을 피하거나 추운 겨울을 견뎌야 한다. 10리터짜리 샤워 팩으로 둘이 함께 샤워할 곳을 찾는 일상은 그 전보다 고단해 보일 정도다. 안락한 집에서도 삶을 위한 전쟁을 치른 그들이지만 매일 새로운 풍경에서 겪은 적 없는 전투를 준비한다.

그럼에도 작가는 ‘가끔의 여행과 매일의 이사’라는 전투를 애써 포장하지 않는다. 오로지 이편에서 저편으로 꾸준히, 조금씩 움직이는 데 초점을 맞춘다. ‘움직이다’의 사전 정의는, ‘가지고 있던 생각이 바뀌다. 또는 그렇게 바뀐 생각을 하다(동사)’이다. 이 책은 멈춰 있던 집에서 움직이는 집으로의 단순한 이동에서 멈추지 않고, 삶을 능동적으로 만들겠다는 다짐이자, 생각의 확장이라는 의지를 내보인다. 거기에 사람다운, 그래서 비로소 아름다운 삶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길 위에서의 2년이 지났다. 여전히 비슷한 고민과 무게 있는 걱정을 끌어안고 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한 가지 정확하게 깨달은 것이 있다. 삶을 대하는 방식에 정확한 정답은 없다는 것. 일상의 강박에서 벗어나 자신을 마주하는 것만이 온 마음을 다해 진짜 ‘나’의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우리의 내일을 위한 실천.”
지구에서 함께 사는 삶에 눈뜬 자들의
더 큰 행복으로 가는 여정


‘내가 누리고 있는 행복이 나 혼자서 만든 결과물이 아니라는 걸 떠올리게 된다.’ _본문 중에서

복잡하고 다양한 사회 시스템, 그 누구도 오롯이 홀로 세상을 짊어질 수 없다. 결국 다양한 개개인이 모여 ‘우리’를 이끄는 셈이다. 이 책에서의 움직임이 특별한 이유는 결코 개인의 행복으로 끝나지 않아서다. 작가는 연인과의 달콤한 동행만으로 움직임을 내비치지 않는다. 오히려 개인과 세상의 조화에 대해 대화하려 애쓴다. 아무렇게나 사서 입고, 쓰고, 버리던 것들에서 벗어났다. 먹고살기 위한 노동이 아닌 상하 위치가 없는 환경에서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노동에 눈을 떴고, 최선을 다해 지금 두 발을 딛고 선 환경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리고 읽는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지금 건강히 ‘우리’를 지키고 있는지 말이다.

“우리가 입는 옷, 먹는 음식, 사는 집, 쓰는 에너지들이 어디에서 오고 어디로 돌아가는지 제대로 아는 삶을 살고 싶어.” _본문 중에서

시간은 모두에게 똑같은 결과를 안겨주지 않는다. 하지만 몸을 움직여 바뀌는 상황에 스스로를 내맡기면, 생각의 변화가 오기 마련이다. 성장이자 또 다른 삶의 의미를 찾는 과정인 셈이다. 이제 막 내면을 들여다본 개인의 성장은 끝이 없다. 매일 다른 질문과 해답 사이를 오가고 결국 다른 답변으로 자신을 깨치는 작업에 몰두하게 된다. 누군가에게는 이 책의 밴 라이프가 실패이거나, 결말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에서의 밴 라이프는 삶에 대한 연습이자 배움이고 새로운 시작으로의 여정이다. 언젠가 다시 우리의 일상으로 돌아올 그들의 얼굴이 환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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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희
대한민국 거제에서 프랑스 오베르뉴까지 11번이 넘는 이사를 거치고도 부족해 매일 이사하는 집에 살게 된 사람. 90년대 한국의 공교육을 받았음에도 왼손잡이를 고수한 고집으로 프랑스로 요리 유학을 떠난 사람. 인터넷이 되지 않는 곳에서 며칠이고 지낼 수 있고, 대로변 주차장에서도 편히 잘 수 있는 사람.
브런치_ @jeeheeha

사진 사무엘 주드
프랑스 비엔느에서 나고 자라 비행기 한 번 타본 적 없다가 가끔 여행하는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집에서 살게 된 사람. 원하는 피사체를 찍기 위해 다섯 시간이고 기다릴 수 있는 사람. 발가락을 다쳐도 몇 시간이고 등산을 할 수 있고, 지도만 보고도 최적의 정박지를 찾아낼 수 있는 사람.
인스타그램_ @les_vangabo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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