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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정석
저자 : 찰스월런 ㅣ 출판사 : 부키 ㅣ 역자 : 김희정

2020.01.07 ㅣ 552p ㅣ ISBN-13 : 9788960517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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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 경제.경영 > 처세 > 처세
인생의 업그레이드를 꿈꾼다면
기초필수 돈 교양부터 갖추어라!


경제학자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저자가 돈의 본질, 유용성, 위력, 관리 및 운용 방법을 맛깔나고 실감 나게 알려 주는 돈 공부 기본서다. 귀에 쏙쏙 들어오는 설명과 흥미 만점이면서도 유익한 내용으로 가득한, 놀랍도록 다채롭고 기묘한 돈과 통화의 세계가 펼쳐진다. 저자는 전문가가 아닌 보통 사람이라도 누구나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참신하고 직관적인 설명, 재미나고 적확한 사례로 유려하게 이야기를 풀어 나간다.
돈을 둘러싼 정곡을 찌르는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바닷속에 가라앉은 돌이 어떻게 돈으로 계속 사용될까? 어째서 워런 버핏은 우리보다 돈이 더 적을 수도 있을까? 짐바브웨는 왜 그토록 많은 지폐를 찍어 휴지보다 못하게 만들었을까? 북한은 어째서 누가 봐도 이상한 화폐 개혁을 했을까? 인플레이션을 고려했을 때 가장 돈을 많이 번 영화는? 중앙은행은 무슨 수로 금융 위기를 막을까? 어째서 금본위제는 대공황을 촉발한 근본 요인일까? 일본이 수십 년간 디플레이션을 겪는 까닭은? 미국과 중국이 불건전한 의존 관계에 놓여 있는 이유는? 유로존은 왜 공통 통화를 사용할까? 결제 앱이나 비트코인 같은 새로운 기술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줄까?
이 책에서 저자는 이러한 온갖 돈 이야기에 명쾌하게 답함으로써 금융 시스템의 작동 원리뿐 아니라 신용거래, 물가, 금리, 환율 등이 실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생생히 보여 준다. 그러면서 지갑 속 종이들과 은행 계좌 속 숫자들 뒤에 숨어 있는 별나고 흥미로운 세상의 비밀을 속 시원하게 밝혀낸다. 이 책은 우리가 개인, 사회, 국가, 전 지구 차원에서 끊임없이 고민하는 '올바른 돈 운용법'에 관한 최고의 입문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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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들어가며 _ 돈을 둘러싼 경제 행위의 모든 것 014

1부 돈이 만드는 세상

1장 돈의 탄생
북한의 이상한 화폐 개혁 030│있던 돈을 휴지로 만드는 나라, 없던 돈을 만들어 내는 나라 033│돈은 신뢰를 기초로 해 '만들어진' 것 036│사람들의 행동 방식이 돈의 가치를 결정한다 039│계산 단위, 가치 저장, 교환 수단으로서 돈 042│본질적인 가치가 전혀 없는 종이돈의 탄생 046│번영과 안정의 기회를 가져다준 명목화폐 049│실질적이고 구체적인 구매력을 지닌 통화 052

2장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너무 많은 돈도, 너무 적은 돈도 나라를 망하게 한다 056│결국 중요한 문제는 돈의 가치가 어느 정도냐는 것 059│돈이 많아져도 가격이 올라가면 무용지물 063│인플레이션은 언제 어디서나 통화의 문제다 066│할리우드 영화 흥행 성적의 허수 069│시장 경제 정보를 교란시키는 인플레이션 072│인플레이션에 감염된 모든 분야는 가치가 떨어진다 075│싸면 좋다고? 가격이 떨어지는 게 더 문제 079│경제 가속 페달을 무력화시키는 디플레이션 081│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아야 할 돈의 생태계 084

3장 물가의 과학, 정치학 그리고 심리학
가격을 쫓아다니는 사람들 090│소비자물가지수의 과학 092│가격 변화에 영향을 주는 수많은 요소들 095│소비자물가지수 vs 소비자성향연계물가지수 098│실질 생계비 변화를 정확하게 반영하는 것이 핵심 102│물가 변화를 완벽하게 측정하는 단일한 공식은 없다 106│향후 물가에 대한 사람들의 예상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109│디플레이션을 선호하는 사람, 인플레이션을 선호하는 사람 111│인플레이션은 언제 어디서나 정치적인 현상이다? 113│화폐 착각에 휘둘리는 돈의 심리학 116│약간의 인플레이션은 인플레이션이 전혀 없는 것보다 낫다 120

4장 신용대출과 금융 위기
금융 위기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 124│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패닉 사태 126│금융계의 다이너마이트, 신용대출 130│은행은 신용을 창출하고, 신용은 새로운 돈이다 134│음악이 흐르는 한 춤을 춰야 한다고 믿는 그들 138│파티가 끝나고 탐욕이 공포로 변하는 순간 141│유동성과 지급능력, 유동성부족과 지급불능 144│무고한 희생자는 어떻게 할 것인가 147│신용거래와 관련된 몇 가지 핵심 개념들 152

5장 중앙은행의 업무와 역할
중앙은행의 슈퍼히어로, 인플레이션 파이터 맨 158│세계 수십억 인구의 경제적 운명을 좌우하는 그들 161│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경제 기관 163│연방준비제도의 구조 167│중앙은행의 경제 정책 도구들 169│연방준비제도는 어떻게 통화 공급량을 조절할까 173│중앙은행의 최우선 목표는 통화 가치 유지 177│통화 정책과 관련된 일은 대부분 시차를 두고 벌어진다 180│경제의 제한 속도를 유지한다는 것 183│최종 대출자 역할과 모럴 해저드 185│금융 부문에 대한 규제 책임 188│연방준비제도의 이중 책무와 정치적 독립성 192

6장 환율과 세계 금융 시스템
한 통화를 다른 통화로 왜, 어떻게 바꾸는가 198│환율과 구매력 평가의 상관관계 201│환율과 교역재?비교역재 문제 204│통화 가치가 수출과 수입에 미치는 영향 208│강한 통화가 좋은가, 약한 통화가 좋은가 212│강한 통화가 강한 경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215│경쟁적 통화 평가절하의 속내 219│변동 환율제의 장점과 단점 223│금본위제가 문제가 되는 이유 226│정부가 환율을 방어해야 하는 페그제와 밴드제 229│환율에 대처하는 다양한 방법들 232│가장 좋은 환율 체계는 무엇인가 236│환율과 자본의 흐름은 효율적으로 조직되어 있는가 238

7장 금의 시대
처칠이 저지른 인생 최대의 실수 246│그들이 금본위제를 옹호하는 이유 250│화폐와 금융에 대한 몰이해에서 오는 금본위제 옹호 253│금이 21세기 경제 체제에 부적합한 화폐인 이유 256│금과 달러 중 어느 화폐가 더 예측 가능한 교환 단위인가 261│금의 두 가지 근본적인 문제 266│금의 유혹에 빠지면 위험하다 270

2부 돈으로 굴러가는 세상

8장 미국 화폐의 역사
아메리카 인디언들의 조가비 화폐 276│돈과 함께한 미국의 역사 279│최초의 종이화폐를 발행한 매사추세츠만 식민지 정부 281│독립전쟁을 둘러싼 화폐 전쟁 284│미합중국 제1은행과 제2은행 286│남북전쟁에서 북부의 승리를 뒷받침한 '그린백' 화폐 291│금본위제 vs 금은복본위제 294│연방준비제도의 탄생 299│달러를 세계 준비 통화로 만든 브레턴우즈 체제 302│1970년대를 지배한 스태그플레이션 난제 306│1980년대의 대안정기와 2008년의 금융 위기 310

9장 1929년과 2008년
금융 위기의 시작을 알린 베어스턴스 파산 316│그래도 1930년대의 실수를 반복하지는 않았다 318│대공황을 부추긴 연방준비제도의 실책 321│위기를 대서양 건너로 확산시킨 메커니즘 324│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되었던 금본위제 고수 정책 328│2008년, 주택담보대출이라는 뜨거운 감자 332│무분별한 대출을 부추긴 악당들 335│잘못된 인센티브의 연쇄 고리 339│모기지담보부증권, 그리고 환매조건부채권시장 342│경제적 손실을 악화시킨 부정적 순환 구조 344│연방준비제도가 취한 세 가지 주요 조치들 348│연방준비제도의 대응을 둘러싼 비판 357

10장 일본의 장기 침체
일본으로부터 배워야 할 명백한 교훈 364│일본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366│일본이 미국을 사들일 거라는 도취감에 사로잡혔을 때 369│좀비 기업의 탄생과 슬로모션 위기 372│일본이 경험한 '나쁜' 디플레이션 376│그들이 인플레이션을 촉발하는 데 실패한 까닭 379│아베 신조가 쏘아 올린 화살들 383│일본의 잃어버린 수십 년에서 유추할 수 있는 사실들 385

11장 유로의 위기
결혼과 같은 흥분을 동반했던 행복한 시작 392│모든 나라가 같은 화폐를 사용하면 세상이 편해질까 396│자국만의 통화 정책을 운용하는 일의 중요성 401│최적통화지역 체크 리스트에 따른 유로존의 문제점 404│2008년, 위기에 빠진 유럽의 결혼 생활 408│구제금융으로 관계의 붕괴를 막을 수 있을까 411│대담한 전진이 될 것인가, 실패한 실험이 될 것인가 416

12장 미국과 중국의 통화 전쟁
중국이 오바마케어에 관심을 보인 까닭 422│두 나라의 불건전한 상호 의존 관계 425│가난한 나라가 부유한 나라에 돈을 빌려준다? 430│환율 조작국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433│금융 부문의 상호확증파괴 논리 438│미국과 중국이 서로의 비판에서 귀 기울여 할 것들 442

13장 화폐의 미래
야프 섬의 바위 화폐, 라이 448│생산 행위와 소비 행위의 기억으로서 돈 451│전자 황금, 비트코인의 탄생 454│비트코인 네트워크에 내재된 기술적인 의미 457│왜 사람들은 비트코인을 원하는가 460│의미 있는 계산 단위가 되지 못한다는 한계 463│가치 저장 수단으로서 전자화폐의 단점 466│불법 행위를 위한 교환 수단이 될 위험성 469│자본의 흐름을 더 빠르고, 쉽고, 저렴하게 변화시킬 가능성 472│미래의 화폐를 논의할 때 기억해야 할 쟁점들 474

14장 중앙은행과 통화 정책의 미래
금융 위기와 맞선 전쟁이 끝난 후 480│중앙은행과 관련해 꼭 기억해야 할 정책적 원칙들 483│2008년 위기를 통해 배운 새로운 교훈들 491│중앙은행과 통화 정책이 나아가야 할 길 497

감사의 말 520
주 522

[본 문]

들어가며
돈이란 보통 즉시 구매를 하는 데 사용할 수 있는 자산을 일컫는다. 현금은 돈이다. 거기에는 당좌예금을 비롯해 수표를 발행할 수 있도록 연동된 계좌에 들어 있는 예치금도 포함된다. '지금 당장' 뭔가를 구매하는 데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고급 차나 대형 주택은 '돈'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둘 다 큰 가치가 있고, 부의 원천이 될 수 있지만, 상거래를 하는 데 자주 쓰이는 자산들은 아니기 때문이다.
당신의 은행 금고에 스페인 금화가 들어 있다 해도 지금은 돈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과거 언젠가 돈으로 통용되는 시대가 있었겠지만 말이다. 주식과 채권도 돈이 아니다. 그것들은 돈과 교환할 수 있는 자산이고, 그렇게 돈으로 교환한 다음에야 무엇을 구매할 수 있다. 따라서 모든 돈은 부지만, 모든 부가 돈은 아니다.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워런 버핏이 나보다 돈이 더 적을 수도 있다고 주장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그는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주식과 채권을 가지고 있고, 거기에 더해 자가용 비행기 하나와 호텔 몇 개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가 지갑과 현금 통장에 나보다 더 많은 돈을 가지고 있을까? 그럴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 p.24)

1장 돈의 탄생
계산 단위로서 화폐는─그것이 달러화든 엔화든 돌고래 이빨이든 간에─어떤 언어든 통역이 가능한 만국어 통역기 역할을 한다. 우리는 양털 스웨터가 당근 몇 개의 가치를 지니는지, 표시 가격이 평면 TV 27대 값인 토요타 코롤라가 경제학 입문서 3000권 값인 혼다 시빅보다 더 가치 있는 것인지 머리를 쓰지 않아도 된다. 모든 것을 달러로 전환해서 비교하면 되기 때문이다. 물리적 화폐가 사라진다 해도, 우리는 항상 거래 가격을 결정하는 계산 단위로서 화폐를 필요로 한다.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사고 현금을 내는 대신 카드를 긁을 수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커피 한 잔의 가격을 달러와 센트 단위로 생각한다.
(/ p.43)

2장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문제는 통화 정책을 세울 때 부딪히는 근본적인 이율배반을 잘 보여 준다. 실물화폐는 하이퍼인플레이션 문제를 해결해 준다. 어떤 정부도 막대한 양의 새로운 금이나 은이나 고등어를 새로 만들어 낼 수는 없다─나중에 설명하겠지만 실물화폐도 명목화폐보다 덜하긴 하지만 어느 정도의 인플레이션을 야기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공급에 유연성이 없고 제어가 불가능한 실물화폐는 그 나름의 문제가 있다. 특히 경기가 침체될 때 정부가 경제적으로 유리하게 통화 공급을 조절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2008년 금융 위기가 한창일 때, 당시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 벤 버냉키가 위기에 빠진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해 미국을 새로운 고등어 파우치로 뒤덮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그는 분명 새로운 달러를 만들어 낼 수는 있었다. 간단히 말하자면, 벤 버냉키가 '대침체Great Recession'에 대처할 수 있게 해 준 통화의 유연성은 로버트 무가베가 짐바브웨에서 100조 달러짜리 지폐를 만들어 낼 수 있게 해 준 유연성과 동일한 것이었다.
(/ p.59)

3장 물가의 과학, 정치학 그리고 심리학
완벽하지는 않아도, 도시소비자물가지수(이하 소비자물가지수)는 우리가 주로 사는 재화와 서비스의 가격 변화를 가장 잘 반영하는 수치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소비 형태가 변화하면 소비자물가지수를 계산하는 데 포함되는 재화와 서비스 바스켓의 내용물도 같이 변화한다. 시대에 뒤떨어지는 것들은 빠지고 새로운 것들이 추가된다. 자동차는 1935년에, 에어컨은 1964년에, 휴대전화는 1998년에 추가됐다. 그런가 하면 타자기를 사는 일반 소비자의 숫자가 줄어들다가 결국 완전히 없어짐에 따라, 이 물건에 대한 가중치가 점점 줄다가 종국에는 완전히 바스켓에서 빠졌다. 그러나 휴대전화(혹은 텔레비전, 컴퓨터, 자동차) 같은 것은 재화 바스켓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또 다른 방법론적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 가격만 변화하는 게 아니라 제품 자체가 점점 좋아지고, 빨라지고, 작아지고, 안전해지기 때문이다. (…) "이 모든 혁신은 분명 우리 삶의 질을 높인다. 그러나 정말 얼마나 높이는 것일까?"
바로 이 부분에서 우리는 가격의 변화를 측정하는 것이 과학일 뿐 아니라 예술이기도 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우리는 2015년형 텔레비전이 2005년형 텔레비전과 같은 물건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토요타 캠리도 마찬가지다. 물가지수를 측정할 때 꼭 해야 할 질문은 "가격 인상분 중 어느 정도를 품질 향상분으로 상쇄해야 하는가"일 것이다.
(/ pp.95~96)

4장 신용대출과 금융 위기
우리가 여기서 얻어야 할 중요한 교훈은 단순하고도 논쟁의 여지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금융 패닉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고, 그런 일이 일어나면 그 피해가 당사자들에게만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2008년을 생각해 보자. 거품이 낀 주택 시장과 아무 상관없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금융의 몰락이 가져다준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상황이 나빠지면 우리 모두 전당포와 내기 당구장을 기웃거리는 신세가 되고, 정부는 소위 '잔해를 청소하는 일'에 나서야 한다. [이코노미스트]에서 말했듯 "은행가들은 이윤을 주머니에 넣을 때는 자본주의를 믿고, 손해를 막아야 할 때는 사회주의를 믿는다는 옛말이 있다. 웃고 넘겨 버리기에는 너무나 진실에 가까운 말이다." 이와 관련한 정책 목표는 금융 위기가 벌어질 확률을 낮추고, 그런 일이 일어났을 때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개입을 해야 하는지, 한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것이다. 이런 논의는 늘 있어 왔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 p.130)

5장 중앙은행의 업무와 역할
중앙은행들이 얼마나 성공하고 얼마나 실패하는가에 따라 세계 경제의 운명─고용, 파산, 부, 심지어 전쟁과 평화 등─이 달라진다. 1차 대전 후 채택된 전 세계적인 통화 정책은 대공황을 잉태했고, 나치가 권력을 쥐는 데 도움을 준 경제적 긴장 상황을 만들어 내는 데도 커다란 영향을 준 바 있다.
한편 온갖 사람들이 온갖 이유(때로는 서로 상충하는 이유)를 대면서 중앙은행에 맹공을 퍼붓곤 한다. 경제 전문가들 사이에는 중앙은행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물가안정과 꾸준한 경제 성장)에 관한 기본적인 합의가 이루어져 있다. 그러나 그 목표를 어떻게 이룰 것인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 전반적으로 정치적 우파는 금융 위기에 대한 연방준비제도의 조처가 무분별하며 인플레이션을 초래하는 것들이라고 비판한다. 극단적인 예로, 텍사스 주지사 릭 페리는 2012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 중에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으로서 벤 버냉키가 취한 공격적 조처들은 '거의 반역죄'에 가까웠다고 주장한 예도 있다.
정치적으로 정반대쪽에 서 있는 진보파도 비판을 하기는 마찬가지다. 노벨상을 수상한 바 있고 통화 정책에 있어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진보적 경제학자 폴 크루그먼은 연방준비제도가 금융 위기 이후 금리를 낮추는 데 훨씬 더 공격적으로 나섰어야 했다고─그리고 유럽인들은 그 점에 있어서 여전히 너무 겁을 낸다고─믿는다. 한편 론 폴Ron Paul과 같은 극단적 자유주의자들은 연방준비제도를 아예 없애 버리고 금본위제로 돌아가기를 원한다. 그래서 그의 책 제목은 [연방준비제도를 없애라End the Fed]이다. 좌우 진영에 모두 포진해 있는 음모론자들은 연방준비제도가 전 세계적 검은 음모의 중심에 서 있다고 믿는다.
(/ pp.164~165)

6장 환율과 세계 금융 시스템
통화가 강세를 보이면 수출업자들은 어려움을 겪지만 수입업자들은 축제 분위기에 휩싸인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스타벅스는 전 세계에서 커피콩을 사들인다. 달러의 가치가 20퍼센트 올라가면, 모든 커피콩이 20퍼센트 싸진다. 우리가 마시는 라테의 값이 더 싸지거나 스타벅스 주주들의 수익이 더 올라갈 것이다. 어느 쪽이 됐든 좋은 일이다. 많은 기업들이 수출과 수입을 모두 하기 때문에 환율 변동은 두 가지 상반된 효과를 가져다준다. 보잉은 일본, 캐나다, 이탈리아, 프랑스, 스웨덴 등 여러 나라로부터 수입한 부품으로 시애틀에서 보잉 787기를 조립한 후 전 세계로 수출한다.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해외 시장에서 비행기를 팔아 생기는 이윤이 올라가지만, 이와 동시에 수입하는 부품의 가격은 올라간다. 스타벅스 역시 마찬가지다. 커피콩 값이 싸져서 생긴 축제 분위기는 금방 위축될 수도 있다. 해외에서 올린 수익을 미국 달러로 환산하면 그 가치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느 쪽이 좋은 것인가? 강세 혹은 약세? 어느 통화든 구매력 평가 기준과 크게 차이가 나는 수준에서 환율이 유지되면 국민의 일부를 희생시켜서 다른 일부에게 이익을 주는 불공평한 상황이 생긴다. (…) 자국 화폐의 가치를 고의적으로 낮게 유지하는 정부는 결국 수입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에게 세금을 물려서 수출업자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독자라면 자신이 구매하는 모든 수입 상품에 대해 세금을 더 냄으로써 정부가 그 돈을 수출품 생산 기업들에게 제공하도록 하는 데 동의하겠는가?
(/ pp.213~214)

7장 금의 시대
안타깝게도 금본위제의 단점 역시 장점으로 작용하는 특징들에서 기인한다. 케인스가 지적했듯 금의 공급은 국제 경제의 성장률과 유효한 연관성이 없다. 이 말은 금이 많이 생산되면 물가가 오르고, 금의 공급이 나머지 경제 부문의 성장을 따라가지 못하면 물가가 떨어진다는 의미다. 처칠은 후자가 특히 치명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됐다. 앞에서 살펴본 바 있듯, 고정 환율의 경직성 또한 단점이 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고 있다. 여러 나라들이 금본위제를 매개로 서로 묶여 있으면, 환율을 방어하기 위해 자국의 경제적 이익에 반하는 정책을 써야 할 때가 많다. 바로 이것이 1차 대전과 2차 대전 사이에 영국을 무너뜨린 요소였다. 다른 나라들도 이와 유사한 실수를 함에 따라 이 문제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됐고, 이로 인해 대공황의 골은 더 넓고 더 깊어졌다. 바로 이 때문에 노벨상 수상자 로버트 먼델Robert Mundell이 엉망진창이 된 국제 통화 체계가 '히틀러, 대공황, 2차 대전을 초래했다'는 엄청난 선언을 한 것이다.
(/ pp.252~253)

8장 미국 화폐의 역사
독립전쟁이 시작되면서 미국인들은 조폐기를 돌릴 자유를 다시 누릴 수 있게 됐다. 각 식민 주들은 군비를 지불하기 위해 새로운 지폐를 발행했고, 그 과정에서 새롭고 혁신적인 지폐 디자인을 고안하는 것도 즐겼다. 메릴랜드 식민지는 '조지 3세가 아메리카 도시에 불을 지르면서 마그나 카르타를 짓밟고 있는 그림'을 지폐에 실었다.각 주에서 발행한 통화와 함께 새로 결성된 콘티넨털 의회는 '달러'라고 명시된 새로운 종이화폐를 발행하기 시작했다(식민지에서는 항상 스페인 달러가 통용되고 있었기 때문에 증오의 대상인 파운드를 대체할 계산 단위로 달러라는 이름이 자연스럽게 선택됐다). 독립전쟁 초기에 제대로 된 전국 단위의 세금 제도가 없는 상태에서 콘티넨털화는 콘티넨털 의회가 전쟁 자금을 마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현대 티파티 운동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아마 전혀 깨닫지 못했겠지만, 역설적이게도 대영 제국에서 독립한 공화국은 종이화폐를 발행하는 적자 예산을 토대로 시작됐다).19 조지 워싱턴이 나무 틀니로 유명했을지는 모르지만, 미국 역사의 방향에 더 큰 영향을 준 것은 그가 발행한 종이화폐였다.
(/ pp.284~285)

9장 1929년과 2008년
모든 문제의 근원은 연방준비제도가 금본위제를 엄격히 고수했던 것이었다. 그 때문에 파산하는 은행들을 구하고 물가 하락에 대처하는 능력이 제한될 수밖에 없었다. 연방준비제도는 어려움에 빠진 은행들에 대해 최종 대출자 역할을 하는 데 필요한 새 돈을 찍어 낼 수 없었다. 새로 찍어 내는 돈을 금으로 보증해야 했기 때문이다. 또한 경제가 더 위축되는 것을 막기 위해 극적으로 금리를 낮출 수도 없었다. 그렇게 하면 금이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어려움을 겪는 다른 나라들도 이와 동일한 제한을 받았다. 미국에서, 그리고 전 세계에서 정책 입안자들은 금리를 높게 유지함으로써 금의 공급을 보호했다. 그러나 경제 회복을 꾀하기 위해서는 정반대 정책이 필요했다. 피터 테민은 [대공황의 교훈Lessons from the Great Depression]에서 이렇게 결론을 맺는다. "산업화된 경제를 금본위제에 묶어 놓은 것은 최악의 정책이었다."
금본위제를 고수하지 않은 나라들(예를 들어 중국)은 대공황을 거의 완전히 피해 갈 수 있었다. 금본위제를 먼저 포기한 나라들(예를 들어 영국)은 먼저 회복될 수 있었다. 금본위제를 제일 오래 고수한 나라들(미국과 독일)은 불황을 가장 깊고, 가장 길게 겪었다. 피터 테민은 금본위제를 고수하는 동안 의미 있는 회복을 지속적으로 이루어 낸 나라는 전혀 없었다고 지적한다.
(/ pp.330~331)

10장 일본의 장기 침체
2011년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렇게 논평했다. "일본은 경제학자들이 풀 수 없는 난제가 된 지 오래되었다. 마치 미열이 있으면서 증상이 더 나빠지지도 더 좋아지지도 않고, 퇴원도 하지 않는 환자와 같다."
경제 정체의 원인은 복합적이고, 일본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 중 하나다. 하지만 일본이 처한 곤경에 대한 거의 모든 분석은 디플레이션이 경제 정체를 더 심화시켰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일본 경제를 괴롭히고 있는 부분이 물가가 오른다고 모두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그럼에도 디플레이션이 끝난다면 아마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명목화폐 시대에 인플레이션을 유도하는 것이 정말 쉬운 일이라면, 일본의 중앙은행은 왜 물가 상승을 일으키지 못하는(혹은 일으키지 않는) 것일까? 그저 거기 보이는 파이 한 조각과 밀크셰이크만 주문하면 살을 찌울 수 있는데 말이다.
하지만 어쩌면 기존 경제학이 문제를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일본은행(일본의 중앙은행) 전 총재는 일본만의 특수한 인구 분포를 볼 때 인플레이션을 유도하려는 것은 '허공에 대고 주먹질을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그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기대 심리가 중요하다고 반론을 제기한다. 중앙은행 총재부터 물가가 오르리라는 것을 믿지 않는다면 아무도 그걸 믿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일본은 인구가 감소하며 점점 노령화되는 부자 나라이고, 높은 수준의 공공 부채, 그리고 경제 전체의 건전성과 이해관계가 부합하지 않는 조직화된 정치 세력들이 존재한다(디플레이션은 예금주들과 고정 수입으로 생활하는 노인들에게 유리한 경향이 있다). 선진국들 가운데 다수가 결국은 일본을 닮아 갈 것(느린 성장과 높은 노인 인구 비율)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우리는 일본의 잃어버린 수십 년, 그리고 그 수십 년을 잃는 데 통화 정책과 금융 부문이 한 역할을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 pp.368~369)

11장 유로의 위기
가족 중에 누군가 죽거나, 일자리를 잃거나, 돈 문제가 생기는 등 상황이 나빠지면 관계에 스트레스가 쌓인다. 유로존의 경우, 2008년 금융 위기는 그 모든 문제가 한꺼번에 터진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 이후 독일과 그리스는 신경전을 벌이기 시작했다. 미국의─그리고 세계 여러 곳의─부동산 거품이 터지자 유럽에서는 세 가지 위기가 겹쳐 일어났고, 그것들은 상승 작용을 일으키며 각각의 위기를 더욱 악화시켰다. 첫 번째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각국 은행들을 덮치기 시작한 위기였다. 유럽 은행들은 미국 부실 자산들(말도 안 되게 AAA등급을 달고 있는 자산들)의 가장 큰 구매자들이었다. 스페인과 아일랜드는 자체적으로 부동산 거품을 경험하고 있었고, 그로 인해 은행들은 큰 곤란을 겪었다.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곤란에 빠진 은행들은 경제 전체를 물귀신처럼 함께 끌어내리며 추락하는 경향이 있다.
두 번째 문제는 국가 부채, 즉 정부가 진 빚이었다. 그리스를 비롯한 여러 국가들은 낮은 금리로 대출할 수 있게 된 새로운 기회를 이용해 어마어마한 빚을 졌다. 이 때문에 독일이나 유럽중앙은행, 혹은 그 둘 모두가 그리스와 같은 재정적 문제아를 도와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무책임한 대출을 해 준 투자자 측의 모럴 해저드에 관한 논쟁도 있었다. 금융 위기의 여파 속에서 이제 소심해진 투자자들은 그리스나 이탈리아 같은 부채가 많은 정부들을 비뚤어진 시각으로 보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금리가 치솟았고, 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나라들의 대출금 상환 비용이 더 비싸졌다. 정부 부채 문제는 은행 문제와 겹쳐 더 악화됐다. 독일 은행들을 포함한 유럽의 은행들이 부채를 진 정부들에 큰돈을 빌려준 당사자들이었기 때문이었다.
세 번째 문제는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 같은 나라들이 독일을 비롯해 생산성이 더 높은 유럽 각국과의 경쟁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성장이 둔화됐다는 점이다. 논쟁의 여지가 있기는 하지만, 이것이야말로 유로가 피해를 가장 많이 끼친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다. 유로를 쓰는 나라들은 독자적인 통화 정책을 운용하거나 자국 통화를 평가절하시킬 수 있는 능력을 잃었다. 두 방법을 쓸 수만 있었어도 국내 경제를 촉진하는 데 큰 효과를 볼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 pp.408~410)

12장 미국과 중국의 통화 전쟁
당시 중국은 미국의 재무부 채권으로 약 8000억 달러를 보유하고 있었다. 지금은 1조 3000억 달러 가까이 된다. 중국은 미국 정부의 최대 외국 채권자다. 한 채권자에게 너무 많이 의존하면 많은 단점이 생긴다(이 문제에 대해서는 그리스 정부에 물어보라). 특정인에게 자주 돈을 꾸다 보면 그가 이를 빌미로 다른 영향력을 행사하려 할 수 있다. 미국이 중국 대출에 의존한다는 사실을 이용해서, 중국은 인권 문제, 타이완 문제, 남중국해 문제 등 외교적 분쟁 이슈를 해결하려 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나 존 메이너드 케인스가 지적했듯 "누군가 은행에서 1000달러를 빌리면 그의 운명이 은행 손에 달려 있지만, 100만 달러를 빌리면 은행의 운명이 그의 손에 달려 있게 된다." 그리고 일부 중국 관리들이 주장했듯, 만일 누군가 은행에서 1조 3000억 달러를 빌렸다면 은행은 그의 포로가 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미국이 새로운 대출에 대해 중국에 의존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분명한 건 중국의 경우 '1조 달러가 넘는 돈을 갚는 문제에 있어서' 미국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2013년, 미국 의회가 예산 문제로 교착 상태에 빠지고, 공화당 의원들이 예산 적자 상한선을 올리는 데 합의하지 않겠다고 했을 때─그렇게 되면 엄밀히 말해 미국 정부 부채의 채무불이행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중국 정부는 극도로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당시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발표한 성명서는 히스테릭한 10대가 쓴 것처럼 들렸다. 중국은 국제 준비 통화를 달러가 아닌 다른 화폐로 바꾸고(꼭 중국 위안으로 바꾸자는 것은 아니었지만 뭔가 다른 나라 화폐로 바꾸자는 것이었다), '탈미국화된 세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는 다음과 같은 헤드라인으로 당시의 큰 그림을 포착했다. "중국, 자국 돈이 위험에 빠지자 미국을 비난하고 나서다."
(/ pp.424~425)

13장 화폐의 미래
화폐가 일종의 결산 내지 '기억'의 수단이라면, 컴퓨터 코드로 만들어진 전자화폐인 비트코인도 돌로 만든 라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둘 다 기록을 보존하기 위한 수단이다. 게다가 아이러니하게도 라이와 비트코인이 모두 '채굴'되어야 한다는 기막힌 우연까지 겹친다. 라이는 채석장에서, 비트코인은 복잡한 컴퓨터 알고리즘을 통해서 채굴된다는 것만 다르다. 연방준비제도의 경제학자가 야프 섬의 돌 화폐에 대해 보고서를 쓴 데는 이유가 있다. 2004년(비트코인이 나오기 몇 년 전), 마이클 브라이언은 실물화폐와 명목화폐(정부가 발행하고, 본질적인 가치가 없는 화폐), 그리고 미래의 화폐를 연결시켜 본 뒤 이렇게 추론했다. "명목화폐는 거래를 추적하고 기억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실물화폐만큼이나 효율적이며, 제조와 저장 비용은 훨씬 저렴하다. 사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모든 거래에 전혀 비용이 들지 않고, 모든 사람이 볼 수 있게 즉시 기록할 수 있어서, 화폐, 적어도 물리적인 실체로서의 화폐가 쓸모없어지는 미래도 예측해 볼 수 있다."
바로 그 미래가 도래한 것이다. 나라야나 코처라코타는 [돈은 기억이다] 보고서에서 이렇게 쓴다. "화폐가 수행하는 기능이 모든 거래에 대한 완벽한 기록으로 대체될 수 있다면, 그때 화폐의 유일한 기술적 역할은 그 기록을 제공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비트코인은 그 일을 한다. 비트코인은 참여자들이 컴퓨터를 이용해 그것을 전 세계 어디로나 보낼 수 있도록 해 주는 분산 장부다. 웨스턴 유니언 같은 금융?통신사와 비슷하지만, 더 빠르고 더 저렴한 데다 익명이 보장되며, 달러 대신 비트코인이라는 새로운 계산 단위를 쓸 뿐이다. 비트코인은 인터넷, 똑똑한 프로그래밍, 강력한 암호화로 보장되는 보안성, 그리고 정부의 합법적 보증을 받는 화폐를 그렇지 못한 전자화폐와 기꺼이 거래하겠다는 기업가, 투자자, 자유주의자들의 의지가 결합함으로써 가능해진 거래의 기록이다.
(/ pp.455~456)

14장 중앙은행과 통화 정책의 미래
이 모든 문제에도 불구하고 주요 경제학적 이론들의 도움을 받아 전 세계 중앙은행들이 이루어 낸 업적을 잊어서는 안 된다. 물론 금융 위기의 경험에서 배워야 할 것은 겸손이기도 하다. 하지만 2008년 위기 후의 상황은 대공황이나 그 이전에 있었던 수많은 금융 패닉 때보다 훨씬 양호했다. 우리가 금융 패닉에 대처하는 기술은 꾸준히 진보하고 있다.
명목화폐를 운용하는 것─무에서 돈을 만들어 내거나 그런 돈을 없앨 수 있는 엄청난 힘─과 관련된 도전은 늘 존재할 것이다. 신경외과의가 살아 있는 사람의 뇌를 회복시키기 위해 수술할 때는 항상 악화시킬 위험이 따르듯, 중앙은행도 경제 전체에 그와 비슷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 우리의 일자리, 저축, 집 등이 모두 그 영향권 안에 있다. 연방준비제도의 결정에 따라 사람들이 말 그대로 죽거나 사는 건 아니라 할지라도, 엄청난 영향을 받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 책을 통해서 나는 적어도 돈 문제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독자들에게 설득하는 데 성공했기를 바란다. 하지만 이는 돈을 적게 가지는 것보다는 많이 가지는 것이 더 낫다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우리 주머니에 20달러짜리 지폐가 들어올 수 있게 해 주는 시스템이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는 다른 모든 경제 활동을 가능하게 만든다는 이야기였다.
(/ p.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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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만들고 돈으로 굴러가는 기이한 세상
탁월하고 기발한 베스트셀러 [벌거벗은 통계학]으로 유명한 찰스 윌런이 다시 우리 곁으로 찾아왔다. 이번에는 기이하고, 놀랍고, 다채로운 돈과 금융의 세계다. 경제학계의 "천부적 코미디언"(뉴욕타임스), "당신이 결코 만나 보지 못한 최고의 수학 선생님"(샌프란시스코크로니클), "황금을 삶으로 바꾸는 반마이다스의 손길을 가진 남자"(버턴 맬키얼, 프린스턴대 경제학 교수)라는 찬사에 걸맞게 유쾌한 통찰력으로 인류 역사상 가장 기이하고 경이로운 발명품, 돈의 마법과 미스터리를 낱낱이 벌거벗겨 준다.
오늘날 돈은 우리 대부분에게 중요도와 영향력 면에서 어쩌면 공기보다 더 큰 위력을 가진 듯 느껴질지 모른다. 반드시 필요할뿐더러 조금이라도 부족하거나 문제가 생기면 삶에 지장과 고통을 겪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돈의 작동 원리나 파급 효과 등 그 실체를 분명하게 알기란 무척 어려운데, 특히 금융 시스템이 고도로 발달한 현대에는 더욱 그러하다. 신용대출, 금융 상품, 인플레이션, 물가, 환율, 금리 등은 우리 생활에 밀접한 요소들이지만 이것들이 통화 정책이나 경기 거품 또는 침체와 서로 얽히고설켜 돌아가면 전문가들이나 이해 가능한 딴 세상 이야기가 되어 버리기 십상이다. 그래서 저자 역시 이 책은 쓰기 힘들었다고 고백할 정도다. "돈의 본질은 설명하기 까다롭다. 흥미진진하고 이해하기 쉽게 만들기가 만만찮다."
따지고 보면 돈이란 작은 둥근 금속과 종이 문서, 심지어 전산상의 숫자에 지나지 않는다. 도대체 이런 것이 왜 가치를 지니게 된 것일까? 어째서 이것은 유통되는 과정에서 원래보다 두 배, 열 배로 불어나기까지 하는 걸까? 나아가 어떻게 이것이 우리를 울고 웃게 하고, 세상을 흥하거나 위태롭게 만들기도 하는 걸까? 한낱 종잇조각에 불과하지만 우리 모두가 얻고자 안달하는 이것, 돈의 정체는 과연 무엇일까?

월급쟁이부터 사장까지 모두를 위한 한 번은 돈 공부
20달러짜리 지폐는 종이 그 자체로서는 한낱 종잇조각 이상의 가치가 없다. 그러나 어린아이들조차 그것을 찢는 건 상상도 못 할 어리석은 행동임을 잘 안다. 20달러라고 적힌 지폐가 실제로 20달러어치 가치를 가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겉으로 보기에 아주 간단한 이런 질문을 던짐으로써 놀랍도록 다채로운 돈과 통화의 세계를 열어젖힌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에서 수많은 다른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겨난다. 지폐는 도대체 왜 존재할까? [어벤져스]는 정말로 [타이타닉]보다 돈을 더 많이 벌었을까? 짐바브웨의 독재자 로버트 무가베는 어째서 100조짜리 지폐를 찍었을까? 왜 북한은 화폐 가치를 100분의 1로 떨어뜨려 주민들의 현금을 휴지 조각으로 만드는 이상한 화폐 개혁을 벌였을까? 미국 독립전쟁의 이면에는 사실 화폐 전쟁이 있었다고? 미국에서는 반려견에게도 신용카드가 발급됐다? 아베 신조는 어떻게 인플레이션을 공약으로 내세워 총리에 당선됐을까? 에콰도르는 왜 미국 달러를 공식 화폐로 지정했을까? 연방준비제도 지지 세력이 케네디를 암살했다고? 처칠의 금본위제 고수 정책은 왜 인생 최대의 실수로 남았을까? 중국 관리들이 오바마케어에 지대한 관심을 보인 까닭은? 유럽 국가 대부분이 공통 통화를 사용하는 이유와 그로 인해 많은 문제가 발생한 이유는? 비트코인의 탄생 경위와 위험성 그리고 가능성은?
명목화폐와 실물화폐, 인플레이션과 디플레이션, 물가와 구매력, 신용대출과 금융 위기, 중앙은행과 통화 정책, 환율과 통화 전쟁, 금본위제와 단일 통화, 종이화폐와 암호화폐. 저자는 이런 골치 아픈 주제들을 다루기 전에 먼저 용어를 직관적인 표현으로 쉽게 정의하고 역사, 정치, 경제, 문화, 심리 등 여러 분야의 배경 지식을 제시함으로써 주의 깊게 기초를 닦는다. 또 생생하고 유머 넘치는 실제 사례를 들어 보임으로써 독자들의 흥미와 관심을 돋운다. 예를 들어 인플레이션은 "구매력이 떨어지는 것", 금리는 "대출받은 돈의 가격" 또는 "신용대출의 가격", 통화 평가절하는 "나라 전체를 다른 나라에 할인 판매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그러면서 항공사들의 마일리지 남발 사례로 인플레이션을 설명하고, 할리우드 영화 흥행 성적을 활용해 명목 지표와 실질 지표의 차이를 알려 주고, 빅맥 가격을 끌어들여 국가 간 시장바구니 가격을 측정하며, 교도소에서 돈으로 사용되는 고등어 파우치를 통해 어떻게 통화가 자격을 얻는지 보여 주고, 영화 [멋진 인생]으로 금융 패닉을 설명하는 식이다. 그러면서 저자는 유동성과 지급능력의 차이, 신용거래의 힘, 환율의 성격, 현대 경제에서 법정 화폐의 필요성과 위험, 은행과 중앙은행의 중요성 같은 핵심 주제를 또렷이 이해시키려는 원래 목적 또한 결코 놓치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그 자체로는 아무런 가치가 없는 돈이 부리는 기묘한 마법을 명쾌하게 이해시킬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금융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필수 교양을 갖추게 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개인뿐 아니라 기업과 국가와 전 세계가 돈을 '올바로' 운용하는 법을 배울 수 있을까. 이것이 바로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달성하려는 핵심 목표다. 그리고 찰스 윌런은 어째야 "수업이 재미나고 또 효과도 좋은지"(퍼블리셔스위클리) 익히 아는 박식하고 재치 넘치는 스승이다. 저자는 친절하고 직관적인 설명, 참신하고 흥미진진한 사례로 우리에게 통찰과 지식, 재미를 동시에 선사한다.

북트레일러

https://youtu.be/NL53uGp7uw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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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윌런 (Charles Wheelan)
2012년부터 현재까지 다트머스대학교 록펠러센터에서 공공정책을 연구하는 교수이자 선임 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2004년부터 2012년까지 시카고대학교 공공정책대학원에서 정책 프로세스에 관한 강의를 맡았고, 학생들이 뽑은 ‘교양과목 올해의 교수’에 선정되기도 했다. 2005년에는 시카고대학교 최초로 ‘국제정책실습’과정을 개설하여 인도, 브라질, 요르단, 이스라엘, 터키, 캄보디아, 르완다, 마다가스카르 등을 학생들과 함께 직접 방문하고 세계 각국의 경제학자, 정치가, 교육자, 시민운동가 등 전문과들과 함께 경제 개혁에 관한 논의를 주도하기도 했다. 시카고대학교에 합류하기 전에는 〈이코노미스트〉의 특파원으로도 활동했으며, 〈시카고 트리뷴〉, 〈뉴욕타임스〉, 〈월스트리트 저널〉등에서 칼럼니스트로도 활동했다.

윌런은 다트머스대학교를 졸업한 후, 프린스턴대학교 행정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시카고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그의 경제학 강의는 시카고대학교 최고 명강의로 선정된 바 있고, 그가 저술한 『경제학으로의 초대(원제: Naked Economics)』는 미국 경제경영 전문 사이트인 ‘800-CEO-READ’가 선정한 역대 최고의 경제경영서로 추천되었다.

옮긴이 김희정
서울대학교 영문학과와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가족과 함께 영국에서 살면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서울대 영문학과와 한국외국어대 통번역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가족과 함께 영국에 살면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어떻게 죽을 것인가』, 『인간의 품격』, 『채식의 배신』,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견인 도시 연대기』(전4권), 『코드 북』, 『우주에 남은 마지막 책』, 『진화의 배신』, 『랩 걸』 『잠깐 애덤 스미스 씨, 저녁은 누가 차려줬어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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