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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2-양장
저자 : 무라카미 하루키 ㅣ 출판사 : 문학동네 ㅣ 역자 : 홍은주

2024.05.13 ㅣ 380p ㅣ ISBN-13 : 9791141600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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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음악, 저는 이렇게 듣고 있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문학의 열쇠가 되는 클래식 레코드
그 고유한 감각과 취향이 고스란히 담긴 104가지 클래식 이야기


취미가 생활이 되고, 취향이 탐구의 대상이 되는
무라카미 하루키만의 독보적인 클래식 레코드 라이프

본업인 소설만큼 취미생활에도 진심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특히 재즈와 클래식에 대한 깊은 조예와 애정은 그의 작품세계에도 필수적으로 녹아들어 있다. 더불어 육십 년 가까이 레코드점을 들락거리며 아날로그 레코드 수집을 취미로 삼아온 그는 개인적으로 소장중인 1만 5천여 장 가운데 486장의 클래식 레코드와 100여 곡의 클래식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를 통해 자신만의 특별한 컬렉션을 공개한 바 있다.
이번에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음악에 대해 좀더 쓰고 싶다는 마음으로 후속권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 2』를 완성했다. 하루키가 직접 고르고 구성한 곡의 수는 100여 곡으로 전권과 비슷하지만, 매 곡마다 소개되는 아날로그 레코드의 수는 훨씬 많아져 무려 590장에 이른다. ‘이 레코드는 평생 품고 살아야지’ 하고 다짐한 명반부터 ‘이런 게 왜 우리집에 있을까’ 하는 의문의 음반까지 한층 다채로운 무라카미 하루키의 플레이리스트를 알차게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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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두 종류의 호불호
1 파가니니 24개의 카프리치오 (기상곡) 작품번호 1
2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교향시 <영웅의 생애> 작품번호 40
3 J. S.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을 위한 소나타와 파르티타 BWV.1001-1006
4 베를리오즈 <이탈리아의 해럴드> 작품번호 16
5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 작품번호 14
6 보케리니 첼로협주곡 9번 B♭장조
7 차이콥스키 교향곡 4번 F단조 작품번호 36
8 프로코피예프 피아노협주곡 3번 C장조 작품번호 26
9 라벨 <밤의 가스파르>
10 라벨 <세 개의 샹송>
11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 D장조 작품번호 43
12 헨델 리코더와 통주저음을 위한 소나타 작품번호 1에서
13 헨델 바이올린과 통주저음을 위한 소나타 작품번호 1에서
14 모차르트 가극 <돈 조반니> K.527
15 풀랑크 <스타바트마테르>
16 슈만 피아노협주곡 A단조 작품번호 54
17 차이콥스키 교향곡 2번 <소러시아> C단조 작품번호 17
18 쇤베르크 <달에 홀린 피에로> 작품번호 21
19 슈베르트 현악사중주 14번 <죽음과 소녀> D단조 D.810
20 브람스 <알토 랩소디> 작품번호 53
21 도메니코 스카를라티 건반소나타집
22 멘델스존 <한여름 밤의 꿈>
23 생상스 교향곡 3번 <오르간> C단조 작품번호 78
24 베토벤 바이올린협주곡 D장조 작품번호 61
25 레스피기 교향시 <로마의 소나무> <로마의 분수>
26 하이든 현악사중주 61번 <5도> D단조 작품번호 76-2
27 쿠르트 바일 <서푼짜리 오페라> 모음곡
28 쿠르트 바일 <서푼짜리 오페라> (오페라판)
29 모차르트 피아노협주곡 24번 C단조 K.491
30 버르토크 바이올린소나타 1번
31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3번 C단조 작품번호 37
32 멘델스존 교향곡 4번 <이탈리아> A장조 작품번호 90
33 거슈윈 가극 <포기와 베스>
34 모차르트 클라리넷오중주 A장조 K.581
35 쇼팽 전주곡 작품번호 28
36 J. S. 바흐 B단조 미사 BWV.232
37 리스트 <메피스토 왈츠> 피아노 편
38 리스트 <메피스토 왈츠> 관현악 편
39 시벨리우스 바이올린협주곡 D단조 작품번호 47
40 페르골레시 <스타바트마테르>
41 모차르트 바이올린소나타 25번 G장조 K.301
42 슈베르트 교향곡 8번 <미완성> B단조 D.759
43 J. S. 바흐 <영국 모음곡> 3번 G단조 BWV.808
44 브루크너 교향곡 7번 E장조
45 쇤베르크 세 개의 피아노곡 작품번호 11
46 차이콥스키 피아노삼중주 <위대한 예술가의 추억을 위해> A단조 작품번호 50
47 베토벤 삼중협주곡 C장조 작품번호 56
48 브람스 바이올린소나타 1번 <비의 노래> G장조 작품번호 78
49 모차르트 협주교향곡 E♭장조 K.364
50 J. S. 바흐 <커피 칸타타> BWV.211
51 리스트 피아노소나타 B단조
52 슈만 교향곡 3번 <라인> E♭장조 작품번호 97
53 페르골레시 <콘체르토 아르모니코>
54 바그너 <뉘른베르크의 명가수> 1막을 위한 전주곡
55 바그너 <발퀴레의 기행>
56 모차르트 피아노소나타 14번 C단조 K.457 + 환상곡 C단조 K.475
57 힌데미트 교향곡 <화가 마티스>
58 슈만 <크라이슬레리아나> 작품번호 16
59 드뷔시 관현악을 위한 <영상> 중 <이베리아>
60 코렐리 합주협주곡 <크리스마스 협주곡> G단조 작품번호 6-8
61 그리그 피아노협주곡 A단조 작품번호 16
62 버르토크 바이올린협주곡 2번
63 모차르트 바이올린협주곡 3번 G장조 K.216
64 모차르트 바이올린협주곡 5번 A장조 K.219
65 J. S. 바흐 첼로소나타 3번 G단조 BWV.1029
66 브람스 교향곡 2번 D장조 작품번호 73
67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5번 <황제> E♭장조 작품번호 73
68 드보르자크 교향곡 8번 <영국> G장조 작품번호 88
69 드보르자크 교향곡 9번 <신세계로부터> E단조 작품번호 95
70 모차르트 디베르티멘토 E♭장조 K.563
71 그리그 <페르귄트>
72 푸치니 가극 <라 보엠>
73 라벨 <쿠프랭의 무덤>
74 차이콥스키 환상곡 <프란체스카 다 리미니> 작품번호 32
75 J. S. 바흐 <골드베르크 변주곡> BWV.988
76 프로코피예프 바이올린협주곡 2번 G단조 작품번호 63
77 말러 교향곡 <대지의 노래>
78 쇼팽 피아노소나타 2번 <장송> B♭단조 작품번호 35
79 슈베르트 교향곡 6번 C장조 D.589
80 멘델스존 현악팔중주 E♭장조 작품번호 20
81 라모 클라브생 곡집
82 쇼팽 스케르초 3번 C#단조 작품번호 39
83 모차르트 교향곡 40번 G단조 K.550
84 브람스 <가곡집>
85 브람스 클라리넷오중주 B단조 작품번호 115
86 풀랑크 <프랑스 모음곡>
87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가극 <장미의 기사>
88 브루크너 교향곡 9번 D단조
89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7번 D장조 작품번호 10-3
90 베토벤 첼로소나타 3번 A장조 작품번호 69
91 말러 교향곡 2번 <부활> C단조
92 쇼팽 피아노협주곡 1번 E단조 작품번호 11
93 쇼팽 피아노협주곡 2번 F단조 작품번호 21
94 드뷔시 바이올린소나타
95 모차르트 가극 <피가로의 결혼> K.492
96 드보르자크 피아노오중주 A장조 작품번호 81
97 모차르트 현악사중주 17번 <사냥> B♭장조 K.458
98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4번 G장조 작품번호 58
99 J. S. 바흐 <안나 막달레나를 위한 음악노트>
100 브람스 바이올린과 첼로를 위한 이중협주곡 A단조 작품번호 102
101 포레 바이올린소나타 1번 A장조 작품번호 13
102 푸치니 가극 <토스카>
103 드보르자크 첼로협주곡 B단조 작품번호 104
104 베토벤 피아노소나타 11번 <대소나타> B♭장조 작품번호 22

[본 문]

이 곡만은 내가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음반이 처음부터 정해져 있다. 밀스타인의 연주다. 몇 번을 들어도 마음 깊이 스며든다. ‘무욕’ ‘무아’라고 해야 할까, 연주하는 인간이 투명해지다 못해 맞은편이 비쳐 보일 것 같은 느낌이다. 에고가 말끔하게 승화되고 순수한 음악만 남는다…… (21p)

와타나베 아케오가 지휘하는 일본 필의 연주는 한마디로 매우 품위 있다. 우직하다고 할까, 계산 같은 것이 보이지 않는다. 그 부분이 카라얀이나 데이비스나 마젤의 연주와 사뭇 다르다. 가쓰오 육수로 요리한 시벨리우스…… 이건 어디까지나 칭찬이다. 들려줘야 할 곳을 확실하게 챙긴, 뛰어난 연주라고 생각한다. (49p)

야나체크SQ는 1947년 브르노(체코)에서 결성된 단체로, 당시 이웃나라의 헝가리SQ와는 완전히 대조적인 부드럽고 풍성한 소리로 이 사랑스러운 작품을 연주한다. 같은 곡인데 이렇게 인상이 다르다니,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온다. 시대를 잊게 하는 따뜻함이 흐른다. 아니, 지금 시대에는 이런 소리를 낼 수 있는 단체가 이미 존재하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99p)

시게티의 연주는 첫 음부터 신기할 만큼 듣는 이의 마음을 차분하게 해준다. 솔직하면서도 간결한, 더없이 성실한 소리다. 미음을 원하는 사람에게는 맞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시게티는 모차르트 음악의 심장부 같은 것을 오로지 자신에게만 가능한 각도에서 날카롭고 상냥하게 꿰뚫는다. (153p)

크나퍼츠부슈는 1950년대를 꼬박 바쳐 빈 필과 함께 바그너와 브루크너 음악을 영국 데카에서 녹음했다. 그의 바그너를 듣고 있으면 ‘이 사람은 바그너를 지휘하기 위해 태어났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고 만다. 그 정도로 자연스러운 설득력을 갖추고 있다. 말 그대로 ‘오래되고 멋진’ 레코드다. (204p)

나라면 (렉터 박사와 달리) 새 녹음의 깊은 원숙함보다는 역시 1955년반의 선명한 충격 쪽을 택하고 싶다. 굴드는 이 데뷔반으로 음악계의 판도를 순식간에 뒤엎어버렸다. 이것은 10점 만점으로 점수를 매길 수 있는 음악이 아니다. 듣는 이의 피부에 스며들어 흔적을 남기는 음악이다. (274p)

장드롱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첼리스트로, 억지스러운 구석 없이 단아하고 유연한(그래도 결코 약하지 않은) 음악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그리고 지극히 자연스럽게 노래한다. 그런 장드롱과 중용을 지키는 하이팅크가 팀을 이뤘으니 거친(울퉁불퉁한) 음악이 나올 리 없다. 양지바른 툇마루에서 고양이나 쓰다듬으면서 이런 음악을 들으면 참 좋겠다……라는 생각이 드는 음악이다(고양이도 없고 툇마루도 없지만). (36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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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가 생활이 되고, 취향이 탐구의 대상이 되는
무라카미 하루키만의 독보적인 클래식 레코드 라이프

본업인 소설만큼 취미생활에도 진심인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특히 재즈와 클래식에 대한 깊은 조예와 애정은 그의 작품세계에도 필수적으로 녹아들어 있다. 더불어 육십 년 가까이 레코드점을 들락거리며 아날로그 레코드 수집을 취미로 삼아온 그는 개인적으로 소장중인 1만 5천여 장 가운데 486장의 클래식 레코드와 100여 곡의 클래식 음악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를 통해 자신만의 특별한 컬렉션을 공개한 바 있다.
이번에는 거기서 그치지 않고 음악에 대해 좀더 쓰고 싶다는 마음으로 후속권 『오래되고 멋진 클래식 레코드 2』를 완성했다. 하루키가 직접 고르고 구성한 곡의 수는 100여 곡으로 전권과 비슷하지만, 매 곡마다 소개되는 아날로그 레코드의 수는 훨씬 많아져 무려 590장에 이른다. ‘이 레코드는 평생 품고 살아야지’ 하고 다짐한 명반부터 ‘이런 게 왜 우리집에 있을까’ 하는 의문의 음반까지 한층 다채로운 무라카미 하루키의 플레이리스트를 알차게 담아냈다.


취향은 자신의 감각과 마음을 따라 만들어가는 것
나만의 ‘제멋대로 호불호’를 발견하는 ‘음악 체험’의 묘미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 책을 통해 클래식 음악 듣기와 아날로그 레코드 수집이라는 자신의 취미세계를 한층 더 깊이 공개하면서, 이는 ‘이 곡은 이 연주로 들으세요!’라는 가이드가 아니며 또한 지식을 전달하려는 실용적인 목적이 있는 것도 아님을 거듭 강조한다. 다만 ‘이 음악, 저는 이렇게 들었습니다’ ‘저희 집에는 이런 레코드가 있답니다’ 하며 친구 집에 초대받은 느긋한 기분으로 자신의 클래식 이야기를 즐겨주기를 요청한다.

고등학생 시절 구해서 지금껏 애지중지 아껴 듣는 음반이 있는가 하면, 외국에 살 때 중고가게에서 마구잡이로 사들인 음반도 있다(당시에는 제법 희귀한 레코드를 싼 값에 살 수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엔 곧잘 방과후 한큐 산노미야역 근처의 ‘마스다 명곡당’이라는 작은 클래식 레코드 전문점에 들러 레코드를 샀다. 레코드를 사려고 점심을 거른 적도 있다. 그런 음반을 오랜만에 집어들면 가슴이 절로 따뜻해진다. (본문 10p)

한편 하루키는 취미와 취향에 관해 저마다 개인의 ‘호불호’가 얼마나 중요한지 이야기한다. 타인의 기준에 구애받지 않고 지극히 개인적인 성향과 감각을 바탕으로 좋음/싫음을 발견해나가는 과정이 ‘음악 체험의 묘미이자 필수’라는 것이다. 자신만의 취미나 고유한 취향을 만들어나가고 싶어하는 이들에게는 이러한 하루키의 자세가 유의미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제멋대로인 ‘호불호’가 있기에 우리는 음악에서 저마다 개인적인 가치를 찾아낼 수 있다. 어떤 음악에건 똑같이 감동하고 감탄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런 일은 거의 불가능하거니와, 그래서는 도무지 ‘음악 애호’가 생겨나지 않을 것이다. ‘이건 이상하게 별 감흥이 없네’ 하고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음악이 있기에 ‘이건 훌륭해, 걸작이다’ 하며 감동하고 깊이 스며드는 음악이 나오는 것이다. 그렇게 자기만의 산과 골짜기를 또렷하게 발견해나가는 것이 ‘음악 체험’의 묘미 중 하나라고 나는 생각한다. (본문 11p)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성실함과 꾸준함을 잃지 않는 직업인으로서 늘 찬사를 받는 무라카미 하루키. 그가 펼쳐 보이는 이 취미세계에서는 자신이 좋아하는 무언가를 통해 설레고 기쁘고 위로받으며 일상의 작은 행복을 추구하는 평범한 한 사람의 면모 또한 만나볼 수 있다.


‘가쓰오 육수로 요리한 듯 우직한’ ‘공을 끝까지 잡고 있는 투수 같은’……
음악을 듣고 즐기고 묘사하는 무라카미 하루키만의 맛

무라카미 하루키가 육십 년 가까이 구축해온 취미세계의 방대함과 깊이는 애호가와 초보자 모두를 감탄하게 한다. 더불어 시종 균일한 에너지로 총 590장에 이르는 각각의 앨범에 대해 절묘한 평을 써낼 수 있는 건 무라카미 하루키라서 가능한 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정경화의 바이올린 연주는 야구로 치면 ‘공을 끝까지 잡고 있는 투수’를 연상시킨다. 마지막 한순간까지 소리가 손가락을 떠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소리 하나하나에 영혼의 조각 같은 것이 따라붙는다. 이런 연주를 할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다. 마음이 뜨겁게 타올라도 의식은 그 안쪽에 단단하고 날카롭게 얼어붙어 있다. (본문 94p 베토벤 바이올린협주곡 D장조 작품번호 61)

도입부부터 곡의 중심을 향해 신속하고 예리하게 치고 들어간다. 잘 벼린 손도끼를 휘둘러 뒤엉킨 덤불숲을 베어내며 미지의 땅으로 들어가는 듯한 스릴이 있다. 그렇다고 난폭하지는 않다. 영롱한 아름다움도 곳곳에 엿보인다. 이런 타입의 ‘B단조 소나타’는 이 레코드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고, 이후에도 (아마) 존재하지 않았으리라 생각한다. 눈이 번쩍 뜨일 만큼 통쾌하고 스케일이 큰 피아니즘이다. (본문 192p 리스트 피아노소나타 B단조)

스토코프스키의 음악은 정말이지 캐릭터가 가득 실려 있다. ‘방금 지옥을 보고 왔습니다’ 하는 느낌으로 서슴없이 지옥도를 펼쳐나간다. 각색의 정도가 과하다고 쓴소리를 하는 사람도 있는데, 나 같은 보통 사람이야 ‘그 음악을 듣고 가슴이 설렌다면 그만 아닌가’ 싶다. 스토코프스키의 방식이 전부 옳다는 말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런 음악에서는 그의 재주가 빛을 발한다. (본문 270p 차이콥스키 환상곡 <프란체스카 다 리미니> 작품번호 32)

하루키는 클래식 작곡가와 음악, 지휘자와 연주자에 대해 다채로운 이야기들을 풀어놓으면서, 자연과 일상의 소재를 빌려 묘사하거나 쉽고 단순하지만 진심이 담긴 언어로 감상을 덧붙인다. 애호가도 초보자도 우선 책장을 하나둘 넘기다보면 하루키만의 예리함과 애정이 담겨 리드미컬하게 흘러가는 문장들 속에 자연스레 오감을 맡기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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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19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군조신인문학상을 수상하며 데뷔했다. 1982년 『양을 쫓는 모험』으로 노마문예신인상, 1985년 『세계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로 다니자키 준이치로 상을 수상했다. 1987년 『노르웨이의 숲』을 발표하고 기록적인 판매고를 올렸다. 1996년 『태엽 감는 새 연대기』로 요미우리문학상을 수상했고, 2005년 『해변의 카프카』가 당시 아시아 작가의 작품으로는 드물게 <뉴욕 타임스> ‘올해의 책’에 선정되었다. 2009년 『1Q84』가 한일 양국의 서점가를 점령하며 또다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2017년 『기사단장 죽이기』, 2023년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등 신작을 발표할 때마다 큰 화제를 일으키며 독보적인 거장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그의 작품들은 50여 개 이상의 언어로 출간되어 전 세계 독자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2006년 체코의 프란츠 카프카 상, 2009년 이스라엘 최고의 문학상인 예루살렘상, 2016년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문학상을 수상하며 문학적 성취를 인정받았다.

옮긴이 홍은주
이화여자대학교 불어교육학과와 동 대학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했다. 일본에 거주하며 프랑스어와 일본어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기사단장 죽이기』 『일인칭 단수』 『수리부엉이는 황혼에 날아오른다』 『장수 고양이의 비밀』 『고로지 할아버지의 뒷마무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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