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천천히 읽을 수 있는 아름답고 낯선 글을 좋아한다. 주변이 소란스럽거나 삶이 뻔하게 느껴져 신물 날 때, 나는 프랑스 소설 몇 권과 함께 틀어박히는 일로 멋을 부리곤 한다.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를 읽었다. 기억을 상실한 주인공은 자신의 과거를 추적하지만, 그렇...
파트릭 모디아노의 『어두운 상점들의 거리』를 처음 읽은 것은 1982년 내 나이 스물하나일 때였다. 한적한 거리의 신호등 아래서 만나기로 약속을 한 친구가 시간이 지나도록 나타나지 않자 나는 그 곁의 헌책방을 기웃거리게 되었고, 함부로 쌓인 책더미 속에서 매우 인상적인...
1942년, 이 거리들에는 전쟁과 나치 독일의 점령이 멀고 비현실적으로만 느껴지는 오후들이 있었다. 엘렌 베르라는 이름의 한 여인에게만을 제외하고. 이 여인은 자신이 불행과 야만의 밑바닥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상냥하면서도 무심한 행인들에게 그것을 말하기란...
출판사 서평brbr우리 시대 최고의 삽화가 상뻬가 그린 감동의 이야기!br파트릭 모디아노의 글에 장 자끄 상뻬의 삽화가 곁들어진 따스한 그림책 『발레 소녀 카트린』이 열린책들에서 나왔다. 이 책은 본래 1996년 열린책들에서 『까트린 이야기』로 출간한 것을 제목을 ...
불행했던 어린 시절을 소설로 썼다고 자랑스레 말하는 사람들과 달리, 이 사람 - 정신이상과 비행과 어쩌면 죽음까지도 문학 덕분에 피할 수 있었던 이 사람, 모든 진정한 작가들이 그렇듯 진실을 문체 속에 지니고 있는 이 사람 - 은 간결하고 정확한 조서調書를 작성하기 위...
의지할 수 없는 과거, 불안한 미래. 그리고 발밑에서 무너지는 불안한 바닥 같은 현실br현존하는 프랑스 작가 중 가장 탁월한 문학성을 인정받고 있는 작가 파트릭 모디아노의 소설 『신원 미상 여자』가 문학동네에서 출간되었다. 언제나 일인칭 남성 화자의 입장에서만 서술하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