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1 후쿠시마 원전사고 현장에서 발신한 생생하고 깊이 있는 재난일기
3.11 이후, 진솔한 말과 만나는 일이 거의 없었다. 중심을 잃은 언동만이 흘러넘쳤다. 나 자신도 예외는 아니었다. 노골적인 위안에 마음이 흔들릴 것 같은 순간도 있었다. 그러나 원전 바로 옆이...
밤바다의 결빙을 깨는 쇄빙선처럼 그의 글은 푸르고 날카로운 정신으로 시대모순의 한가운데를 지나간다. 부박한 현실구조와 상처 사이를 대담하게 넘나들면서도 숨길 수 없는 따스한 체온을 동시에 느끼게 하는 것은 그의 지적인 통찰과 빼어난 균형감각 때문이리라.
-문정희(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