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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라 메탈
저자 : 박숲 ㅣ 출판사 : 하늘재(도)

2021.05.15 ㅣ 208p ㅣ ISBN-13 : 97889902294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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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 문학 > 국내소설 > 한국소설
소외의 축복
일상 속의 폭력들이 사라지기를 꿈꾸는 어른들에게


한국 소설의 변화를 잘 보여 주고 있는 소설이라 할 것이다. 소외와 거기에 맞서는 인간은 언제나 소설의 숙제였지만 이 작품은 더욱 현재와 밀접하게 펼쳐진다. 그렇다고 과학 소설이나 추리 소설은 아니다. 그 세계를 끌어들여 현존재와 우리가 함께 있도록 소설의 느낌이 다가와 있다. 그만큼 진솔한 마음을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는 여태껏 겪어보지 못한 큰 변화의 소용돌이 속을 살아가고 있다. 누구나 위태로움을 느낀다. 그 맥락 아래 〈굿바이, 라 메탈〉의 탄생을 살펴보아야 한다. 작가는 용감하게 그 속으로 달려간다. 우리 소설에서는 보기 드문 새로움의 탐구이다. 소외를 이야기하는 작가의 자기 소외의 철학이기도 하다. 신인 작가가 이렇게 극복을 제시하며 나타나는 우리 문학은 놀라움으로 축복된다.
- 윤후명(소설가)

이 책은 박숲 작가의 첫 소설집으로 우리 사회 약자들의 입에서 터져 나온 절박한 비명으로 가득 차 있다. 엄마가 죽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소년은 엄마가 주인으로 있던 기린식당에서 하염없이 엄마를 기다리다가 어른들의 심심풀이 대상이 되고 만다. 엄마가 남긴 재산을 담보로 고모에게 맡겨진 아이 역시 보살핌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야 했다. 이웃집 여자가 잔인하게 살해당하는 것을 목격하고 괴로워하다 길에서 우연히 그녀의 환영과 맞닥뜨리고 홀린 듯 뒤를 쫓으며 자신의 욕망과 마주하는 구두 디자이너는 어떤가.
이렇듯 작가가 들려주는 이야기들의 한결같은 플롯은 우리가 주변에서 접하기 쉬운 일상의 폭력들에서 나온 것이고 가해자가 모두 여성과 아이의 주변인이거나 보호자라는 점에서 읽는 이의 마음을 무겁게 짓누른다. 보호는 소유 혹은 억압이라는 이름과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러다가 불현듯 작가가 지시하는, 현실 너머 고통이 사라진 세계의 실루엣을 보아 버리고는 눈물을 펑펑 쏟고 만다. 이 소설집은 타인에게 받은 상처와 폭력의 심각성을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시각에서 돌아보게 하는 힘을 지녔다.
- 남상순(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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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굿바이, 라 메탈
하이힐
트릭 오어 트릿
달콤한 휴일
갓길 없음
그래서 그녀는 바다로 갔다
푸른 동굴



[본 문]

“뱀피 스틸레토 힐을 신고 싶은 열망을 억지로 참아 왔던 긴 시간이 떠오른다. 발바닥이 열꽃으로 활활 타오른다. 너는 발가락을 구두 안으로 밀어 넣는다. 너는 어느새 네가 아닌 다른 존재로 태어난 느낌이다.”
-〈하이힐〉에서

“율아, 누구에게나 다른 세계로 가는 통로라는 게 있어. 아빠한텐 거실 벽에 걸린 그림 알지? 그 그림 안에 있는 섬이 그런 곳이야. 아빠가요? 그럼 아빤 그 섬에 갇힌 거예요? 아니, 아빤 그 섬에서 쉬고 있는 거야. 엄만 그곳으로 가는 통로도 알고 있지.”
-〈달콤한 휴일〉에서

“기령아, 난 엄마랑 이다를 벗어나 나만의 행성에서 잘 살 수 있을까? 기령이 한 팔로 내 어깨를 감싸 안았다. 문득 그동안 엄마의 품을 못 견디게 그리워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다가 그런 내 몫의 아픔을 많은 부분 대신했다는 것도 깨달았다. 이제는 오롯이 혼자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기령이 내 어깨를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넌 할 수 있어, 하고 말했다.”
-〈갓길 없음〉에서

“푸른 동굴이 떠오른다. 심해에 갇힌 듯 어두운 골방이 답답하고 숨 막힌다. 푸른 물결을 가르며 물고기처럼 자유롭게 헤엄치는 기분은 어떨까. 엄마는 지금쯤 어떤 동굴에 있는 걸까. 소녀는 손가락 끝을 차가운 물에 적시듯 푸른 보석을 매만지다 날렵한 칼날에 손을 댄다.”
-〈푸른 동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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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적 세상에서 터져 나온 여성과 아이들의 절박한 비명소리

《굿바이, 라 메탈》은 박숲 작가의 첫 작품집으로, 작가는 일곱 편의 소설을 통해 우리 주변에서 여성과 아이들이 겪어야 하는 일상의 폭력들을 이야기한다.
폭력적 세상에서 터져 나온 절박한 비명소리를 전하며 일관되게 “소외와 거기에 맞서는 인간”에 주목하는 작가는, “지금 우리는 여태껏 겪어보지 못한 큰 변화의 소용돌이 속을 살아가고 있다. 작가는 용감하게 그 속으로 달려간다. 우리 소설에서는 보기 드문 새로움의 탐구이다. 소외를 이야기하는 작가의 자기 소외의 철학이기도 하다. 신인 작가가 이렇게 극복을 제시하며 나타나는 우리 문학은 놀라움으로 축복된다”는 윤후명의 추천사처럼 우리 문학에 축복을 전해준다.

치밀한 구성과 격조 있는 문장으로 전하는 세상, 그 속으로

표제작 〈굿바이, 라 메탈〉은 전남매일 신춘문예 당선작으로 “사이버 세상 속 현실과 현실 세상을 넓고 깊게 잠식한 사이버 현실이 한 개인에게서 어떻게 혼합되고 충돌하는지를 막힘없이 보여주었다”는 평을 들었다.
〈하이힐〉 속 구두 디자이너인 ‘너’는 이웃집 여자가 잔인하게 살해당하는 것을 목격하고 괴로워하다 길에서 우연히 그녀의 환영과 맞닥뜨린다. 그는 홀린 듯 그녀의 뒤를 쫓으며 자신의 욕망과 마주한다.
〈갓길 없음〉 속의 ‘나’는 고양이 ‘이다’를 떠나보내며 “우리 엄만 나 때문에 평생 앞만 보고 살았어. 도망치고 싶어도 갓길이란 자체가 없었겠지”라고 곱씹는다.
〈그래서 그녀는 바다로 갔다〉의 가인이 철 지난 사행성 게임 ‘바다속이야기’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이유는 엄마가 사라진 바다 너머로 가고자 하는 욕망 때문이다.
엄마가 갑자기 사라지고 새아빠와 단둘이 살게 된 소녀의 이야기인 〈푸른 동굴〉은 “성폭행당하는 주인공을 소녀의 시점으로 이분화하여 차분하면서도 밀도 있게 끌고 갔다. 치밀한 구성과 격조 있는 문장으로 작품을 다룬 역량이 눈길을 끌었다”는 평을 들었다.

인간의 다양성에 대해 진지한 탐구를 계속 이어가리라

첫 번째 소설집으로 “소외와 거기에 맞서는 인간”이라는 소설의 숙제를 마친 작가는 앞으로도 또 다른 인간에 대한 탐구를 이어가리라고 다짐한다.
“첫 작품집을 내며 인간의 다양성에 대해 진지한 탐구를 계속 이어가리라 다짐해 본다. 더불어 곳곳에 숨은 부조리한 삶의 이면들과 현실의 모순들에 대해 끊임없이 천착해 보고자 한다. 아직도 채워야 할 공간이 많은 나는, New Moon(초승달)과 Old Moon(그믐달) 사이를 자처한다. 이제 겨우 한 걸음 내딛은 나는, Full Moon(만월)을 위한 비우기와 채우기를 반복하며 오래오래 천천히 나아가리라.”(작가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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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숲
지도에도 없는 작은 섬에서 태어나 미지의 세계를 상상하며 자랐다. 상상을 즐기는 일은 훗날 문학의 원천이 되었다. 대학 시절 디자인학과에서 국문학과로 전과한 뒤 본격적으로 문학을 접했다. 이후 문창과 대학원을 지원하여 창작활동을 시작했고, 홍대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을 공부했다.
2012년 한국문인협회 주관 《월간문학》에 단편소설 〈푸른 동굴〉이, 2021 전남매일 신춘문예에 〈굿바이, 라 메탈〉이 당선되었다.
문학은 자신을 돌아보는 일로 시작된다. 타인들의 다양한 삶과 세계를 이해하는 것이 최종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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