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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 마늘에서 초콜릿까지 18가지 재료로 요리한 경제 이야기
저자 : 장하준 ㅣ 출판사 : 부키 ㅣ 역자 : 김희정

2023.03.30 ㅣ 376p ㅣ ISBN-13 : 97889605197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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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 경제.경영 > 경제일반 > 경제일반
팍팍한 살림살이와 불안한 경제를 어떻게 헤쳐나갈 것인가?
세계적 석학 장하준, 더 공정하고 다 함께 잘사는 길을 제시하다!


“자유 시장의 자유에 맡겨 두면 경제가 저절로 발전할까?” “사람들이 가난한 건 게으르기 때문일까?” “기회의 평등만 보장하면 공정한 세상이 만들어질까?” “복지 제도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무료로 혜택을 베푸는 제도일까?” “기업은 과연 주주들의 것일까?” “정부의 개입은 정말로 경제 발전에 불필요할까?” “자유 무역은 정말로 자유로운 무역일까?” “뛰어난 기업가 개인의 역량이 기업과 산업 발전을 좌우할까?” “자동화가 우리의 일자리를 모두 빼앗아 갈까?” “이제 제조업은 끝났고 서비스업이 대세라는 주장은 옳을까?”

세계적인 석학이자 베스트셀러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저자 장하준 교수가 다양한 음식으로 요리한 경제 이야기로 다시 우리 곁을 찾아왔다. 이 책에서 저자는 마늘에서 초콜릿까지 우리에게 친숙한 18가지 재료와 음식으로 가난과 부, 성장과 몰락, 자유와 보호, 공정과 불평등, 제조업과 서비스업, 민영화와 국영화, 규제 철폐와 제한, 금융 자유화와 금융 감독, 복지 확대와 복지 축소 등 우리에게 밀접한 경제 현안들을 흥미로우면서도 영양가 만점인 지식과 통찰로 풀어낸다. 경제와 관련한 우리의 고정 관념, 편견, 오해를 깨뜨리고 대안과 비전을 제시하는 이 책은 팍팍한 살림살이와 불안한 경제 앞에 길을 잃은 모든 이들에게 어려움을 뚫고 성장해 나갈 힘과 희망을 전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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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머리말: 마늘
냄새가 지독한 이 식재료가 지금의 한국을 낳고, 영국인을 공포에 떨게 하고, 이 책을 읽고 싶어지게 만든다

1부 편견 넘어서기

1장 도토리
도토리를 먹고 자라는 스페인 남부의 돼지들과 도토리를 즐겨 먹는 한국인의 이야기를 통해 경제적 성과를 결정하는 데 문화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이해한다

2장 오크라
‘레이디스 핑거스’라고도 부르는 이 채소를 통해 자유 시장 경제학자들의 주장이 얼마나 시야가 좁고 쉽게 오해를 일으킬 수 있는지 깨닫는다

3장 코코넛
이 갈색 열매가 ‘갈색’ 피부를 한 사람들이 열심히 일하지 않아서 가난한 것이라는 믿음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가르쳐 준다

2부 생산성 높이기

4장 멸치
음식의 맛을 풍부하게 할 뿐 아니라 엄청난 부를 가져다주기도 했던 이 작은 물고기가 산업화의 홍보 대사라는 것이 밝혀진다

5장 새우
이 작은 갑각류가 실은 변장한 곤충임이 밝혀지고 개발도상국들이 우월한 외국 라이벌들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보호주의를 사용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알려 준다

6장 국수
국수에 미친 두 나라의 얽히고설킨 이야기를 통해 기업가 정신과 성공하는 기업에 대한 우리의 사고를 재점검한다

7장 당근
한때 당치않은 개념이라고 생각됐던 ‘주황색 당근’ 이야기를 통해 특허 제도를 개선해야 하는 이유와 방법을 이해한다

3부 전 세계가 더 잘살기

8장 소고기
육류 중 가장 논란이 많은 소고기를 통해 자유 무역이 모든 사람의 자유를 의미하는 것이 전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9장 바나나
세상에서 가장 생산성이 높은 이 과일은 다국적 기업들이 개발도상국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적절히 관리해야만 그런 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10장 코카콜라
나이 든 로큰롤 밴드와 비슷한 데가 있는 이 음료가 왜 수많은 개발도상국이 현재의 주류 경제학 이데올로기에 불만을 품게 되었는지를 알려 준다

4부 함께 살아가기

11장 호밀
북유럽의 대표적 곡물로 꼽히는 호밀 덕분에 우리는 복지 국가에 대한 몇 가지 오해를 풀게 된다

12장 닭고기
모두가 사랑하지만 아무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이 육류는 우리에게 경제적 평등과 공평성의 의미를 가르쳐 준다

13장 고추
우리를 곧잘 속여 넘기는 사기꾼 같은 이 베리를 통해 돌봄 노동이 우리 경제와 사회의 기초 역할을 함에도 불구하고 얼마나 무시되고 저평가되는지 이해한다.

5부 미래에 대해 생각하기

14장 라임
영국 해군과 브라질의 국민 음료가 힘을 합쳐 기후 변화의 도전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한다

15장 향신료
후추, 계피, 육두구, 정향을 통해 현대적 기업이 탄생한 경위와 이런 기업이 자본주의를 크게 성공시켰지만 이제는 자본주의의 목을 조이는 역할을 하게 된 이야기를 듣는다

16장 딸기
베리가 아니지만 베리라고 부르는 이 열매가 로봇의 발달과 일자리의 미래를 생각하게 한다

17장 초콜릿
밀크 초콜릿 바를 통해 스위스 경제 번영의 비밀을 엿보고, 그것이 비밀 은행이나 고급 관광 상품과 별 상관이 없다는 것을 배운다

맺는말: 경제학을 더 잘 먹는 법

감사의 말
미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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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문]

머리말: 마늘
1980년대 이후 경제학 분야는 1990년대 이전의 영국 음식 문화처럼 되어 버렸다. 한 가지 학문적 전통, 다시 말해 신고전학파 경제학이 메뉴의 전부가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다른 모든 학파와 마찬가지로 신고전학파 또한 장점이 있다. 그리고 심각한 단점도 있다. 신고전학파가 경제학계 전체를 장악하게 된 경위는 너무나 복합적이고 복잡해서 이 책에서 살펴보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원인이 어찌 되었든 간에 현재 대부분의 나라에서 신고전학파 경제학이 주류 경제학으로 자리 잡았고(일본과 브라질, 그리고 그보다는 조금 정도가 덜하지만 이탈리아와 튀르키예가 소수의 예외에 속한다), 그 영향력이 너무 강해져서 이제는 ‘경제학’과 ‘신고전학파 경제학’을 동의어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은 지경이 되었다. 이런 식의 지적 ‘단일 경작monocropping’은 이 분야의 지적 유전자 풀을 좁히는 결과를 낳았다. _<본문 30쪽>

우리 모두는 경제학 이론이 세금, 복지 지출, 이자율(금리), 노동 시장 규제 등의 정부 정책에 영향을 주고, 이런 정책은 우리 일자리와 노동 환경, 임금, 주택 담보 대출과 학자금 대출 상환금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경제학 이론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고생산성 산업을 발전시키고, 혁신을 꾀하고, 지속가능한 친환경적인 개발을 가능케 하는 정책 수립에 영향을 끼쳐 그 경제 체제의 장기적·집단적 발전 가능성을 결정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게 다가 아니다. 경제학은 개인적이건 집단적이건 경제적 변수에만 영향을 끼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정체성, 다시 말해 우리 자신에 대한 규정 자체를 변화시킨다. _<본문 32~33쪽>

나는 우리 모두가 경제학의 원리를 몇 가지라도 이해해야 한다고 믿는다. 우리 자신의 이익을 방어하기 위해서뿐 아니라 더 중요한 차원, 즉 우리와 우리 후손들이 더 나은 사회에서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내가 이런 주장을 하면 경제학은 보통 시민의 것이 아니라 ‘전문가’들의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눈이 돌아가게 어려운 전문 용어와 기술적인 논쟁, 복잡한 수학 공식과 통계가 난무하는 학문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이렇게 살아갈 것인가? 이해할 수 없는 경제학 이론이 난데없이 나타나 우리가 몸담은 세상 전체를 뒤집어엎고 주물럭거리는 것을 “절망 어린 침묵 속에서 그저 바라보고만” 있을 것인가? _<본문 36쪽>

1장 도토리
내가 도토리묵을 아무리 사랑한다 해도 이 음식을 최고급 요리라고 우길 수는 없다. 도토리묵은 아침 일찍 길을 나서 등산을 한 다음 길가 노점에서 요기를 하거나 저렴한 동네 술집에서 친구를 만나 한잔할 때 곁들이는 음식이다. 사실 도토리를 재료로 해서 만든 최고급 요리를 떠올리기가 그리 쉽지는 않다.
하지만 도토리를 이베리코 돼지들에게 먹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파타 네그라Pata Negra(검은 발굽) 돼지라고도 부르는 이 이베리코 돼지의 다릿살로 만드는 햄이 바로 하몬 이베리코jamo Ibeico다. 최고급 하몬 이베리코는 파타 네그라 돼지를 도축 전 일정 기간 동안 떡갈나무 숲에 방목해서 도토리만 먹도록 한 다음 만들기 때문에 하몬 이베리코 데 베요타jamo Ibeico de bellota라고 부른다(베요타는 스페인어로 도토리라는 뜻이다). 도토리 덕분에 무엇과도 견줄 수 없는 고소하고 깊은 맛을 내는 햄이 탄생한 것이다. _<본문 45쪽>

자, 이쯤 되면 이슬람 문화가 본질적으로 개발에 방해가 된다는 고정 관념은 없어졌을 것이다. 배움을 강조하고, 과학적 사고의 전통이 있으며, 사회적 위계질서가 강하지 않고, 상업의 가치를 중요시하며, 법치와 관용의 전통이 강한 이슬람 문화는 경제 발달에 유리한 요소를 많이 갖추고 있다. 말레이시아와 두바이는 모두 이슬람 문화가 경제 발전과 양립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좋은 예다.
우리는 무지 때문에, 그리고 어떨 때는 악의적 의도를 가지고 ‘낯선’ 문화에 부정적인 문화적 고정 관념을 적용할 때가 있다. 우리를 불안하게 만드는 어떤 문화의 부정적인 부분만을 골라내서 그 문화권의 나라들이 겪는 사회경제적 문제를 문화 탓으로 돌리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그런 태도는 문제의 진정한 원인을 놓치는 오류로 이어진다. _<본문 51~52쪽>

적절한 경제 정책, 사회 정책을 사용하면 어떤 문화적 맥락에서든 발전을 꾀하고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는 등의 긍정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일본과 한국은 정확한 시간 개념과 산업 사회의 규율을 갖춘 현대적 산업 노동력을 보유하지 않은 나라들이었다. 두 나라는 그러한 노동력을 구체적인 조치를 통해 만들어 냈다. 시간과 규율을 잘 지키는 습관을 학교 교육을 통해 가르치고, 경제 발전을 통해 ‘국가를 재건’하는 ‘애국 전쟁’을 위해서는 근면한 노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이념 캠페인을 벌이는 한편, 긴 근로 시간과 힘든 노동 조건을 허용하는 노동법을 유지하는 등의 방법이 사용되었다.
유교 문화권의 국가에서 사람들이 교육에 적극적으로 투자한 것은 공자가 학식을 강조해서가 아니라, 2차 세계대전 후 토지 개혁을 비롯한 여러 정책을 통해 계층 이동이 가능해지면서 교육이 계층 상승의 수단이 되었기 때문이다. _<본문 56쪽>

2장 오크라
수프와 스튜 중간 정도 되는 미국 남부 음식인 검보에 없어서는 안 될 대표적인 재료가 바로 오크라다(미국에서는 흔히 오크라 자체를 검보 또는 곰보gombo라고 부르기도 한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후 나는 미국 남부 요리 전문 요리책을 보고 처음으로(그리고 아직까지는 유일한) 오크라가 재료로 들어가는 요리인 서코태시succotash 만들기를 시도했다. 완성된 서코태시를 맛본 나는 요즘 젊은이들 표현을 빌리자면 ‘심쿵’을 경험했다. 내 요리 솜씨가 뛰어나서 ‘심쿵’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았겠지만, 감동의 원인은 오크라 덕분에 생긴, 뭐랄까 부드럽고 끈끈한 식감이었다. 처음 오크라를 먹었을 때 나를 멈칫하게 했던 그 점착성이 서코태시의 맛을 부드럽고, 편안하고, 심장을 녹일 듯 맛있게 만드는 마법을 부린 것이다. _<본문 63~64쪽>

노예가 된 아프리카인과 그들의 후손이 아니었으면 유럽의 자본주의 국가들은 자국의 공장과 은행을 운영하고 노동자를 먹여 살릴 금, 은, 목화, 설탕, 쪽빛 염료, 고무 등의 온갖 자원을 값싸게 얻지 못했을 것이다. 특히 그들이 없었다면 미국은 현재의 경제 대국으로 성장하지 못했을 것이다. (…)
노예가 된 아프리카인은 (무보수) 노동만을 제공한 데서 그치지 않았다. 노예는 매우 중요한 자본 동원 수단이었다. 고백하자면 이는 나도 최근까지 알지 못했던 사실이다. 《뉴욕타임스》에 기고할 글을 위해 노예 제도가 남긴 유산을 조사한 미국의 사회학자 매슈 데스먼드Matthew Desmond는 이렇게 썼다. “노예가 된 인간들은 주택 담보 대출이 시작되기 몇백 년 전부터 대출의 담보로 사용되었다. … 땅값이 별로 나가지 않던 미국 독립 전 … 대부분의 대출은 인간이라는 자본을 담보로 이루어졌다.” 데스먼드는 거기에 더해 노예 한 명 한 명을 담보로 한 대출들을 한데 묶어 만든 채권 거래도 이루어졌다고 지적한다. _<본문 66~67쪽>

그러나 자유 시장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말하는 자유는 매우 좁은 개념의 자유다. 첫째, 그들이 말하는 자유는 경제 영역 내의 자유로, 기업이 가장 높은 이윤을 낼 수 있는 것을 만들고 팔 수 있는 자유, 노동자가 직업을 고를 수 있는 자유,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살 수 있는 자유 등에 한정되어 있다. 정치적 자유나 사회적 자유 등의 다른 자유가 경제적 자유와 충돌을 일으키면 자유시장주의자들은 주저하지 않고 경제적 자유를 우선순위에 둔다. (…)
거기에 더해 프리드먼이나 헤리티지 재단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자유는 좁디좁은 경제적 자유의 개념 중에서도 자산 소유자(지주와 자본가)가 가장 큰 이윤을 내는 방법으로 자신의 자산을 사용할 수 있는 자유다. 자산가의 자유와 충돌할 가능성이 있는 다른 사람들의 경제적 자유―노동자들이 집단행동을 할 자유(예를 들어 파업), 실직한 노동자들이 새 직장을 구할 때 강력한 복지 국가의 보호를 받아 좀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여유를 누릴 자유 등―는 잘해야 그냥 무시되고, 많은 경우에 반생산적이라는 이유로 비난을 면치 못한다. _<본문 74~75쪽>

3장 코코넛
코코넛에 대한 내 견해가 완전히 뒤집힌 것은 1990년대 말 멕시코 칸쿤에서 내 생애 최초로 열대 해변에서 휴가를 보내면서 피냐 콜라다pin colada를 처음 맛보면서였다. 파인애플 주스는 항상 좋아했지만, 그 파인애플 주스가 코코넛 밀크와 럼을 만나서 탄생한 음료는 마법처럼 황홀했다. 아마 그 휴가의 절반은 피냐 콜라다를 홀짝거리며, 또 다른 절반은 당시 아장거리던 딸아이를 쫓아 해변과 풀 주변을 돌며 지낸 것 같다._<본문 80~81쪽>

잘사는 나라 사람들은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가난한 이유는 그들이 열심히 일하지 않아서일 것이라고 흔히들 추정하곤 한다. 그리고 다는 아니지만 가난한 나라 중 많은 수가 열대 지방에 위치하기 때문에, 가난한 나라 사람들의 근로 윤리가 부족한 이유가 열대 지방에는 천혜의 자원이 풍부해서 쉽게 먹고살 수 있어서일 것이라 상상하거나 추측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상의 세계에 등장하는 열대 지방에서는 음식(바나나, 코코넛, 망고 등)이 사방에서 자라고, 춥지 않기 때문에 튼튼한 집을 지을 필요도, 옷을 껴입을 필요도 없다. 따라서 열대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일을 열심히 하지 않아도 되고, 그 결과 덜 부지런하게 되었다는 논리다.
이런 이야기―이 주장이 너무나 모욕적이기 때문에 대부분 사적인 자리에서만 거론되곤 한다―에는 코코넛이 주로 등장한다. ‘열대 지방 사람들은 근로 윤리가 약하다’라는 이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은 열대 지방에서는 ‘원주민’이 농작물을 적극적으로 키우거나, 물건을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야자나무 아래에 누워 코코넛이 떨어지기만을 기다리기 때문에 가난하다고 말한다.
그럴듯한 이야기로 들릴지 모르겠다. 하지만 완전히 틀렸다. _<본문 84~85쪽>

이처럼 가난한 나라 사람들이 부자 나라 사람들보다 훨씬 더 열심히 일한다면 그들의 빈곤이 근면성 부족 때문일 수가 없다. 문제는 생산성이다. 이들이 부자 나라 국민보다 인생의 훨씬 더 긴 기간, 훨씬 더 오래 일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그들만큼 많이 생산해 내지 못하는 것은 생산성이 그만큼 높지 않아서다.
그리고 이렇게 생산성이 낮은 것은 교육 수준, 건강 등 노동자 개인의 능력이나 조건과 크게 상관이 없다. 노동력의 질은 전문직이나 고도의 기술이 필요한 직종에서는 생산성의 차이를 낼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직종에서 가난한 나라 노동자와 부자 나라 노동자의 개인적인 생산성은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_<본문 88~89쪽>

4장 멸치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나는 발효 멸치 소스의 가장 열렬한 팬에게 주는 상은 미국인에게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멸치 소스를 마시는 사람들 아닌가?(웩, 멸치 소스를 마시다니!) 하지만 미국의 대표적인 칵테일인 블러디 메리Bloody Mary(비록 헨리 8세의 딸이고 엘리자베스 1세의 이복 언니인 영국 여왕 메리의 이름을 붙인 칵테일이지만)에는 발효 멸치 소스가 들어 있다. 다만 우스터 소스Worcester sauce에 숨어 있을 뿐이다. 영국인도 구운 치즈 토스트(치즈 토스티cheese toastie. ‘15장 향신료’ 참조)에 우스터 소스를 양껏 뿌려 먹는 걸 좋아하니 ‘변장한’ 발효 멸치 소스의 팬이라고 할 수 있겠다.
멸치는 풍부한 맛뿐 아니라 한때 풍부한 부를 가져다주는 고마운 생선이기도 했다. 이 작은 생선은 19세기 중반 페루가 누린 경제적 번영의 원인이었다. 페루가 멸치를 수출해서 돈을 번 건 아니었다. 당시 페루는 바닷새의 구아노guano(마른 새똥)을 수출해서 국가적 번영을 누렸다. 구아노는 질산염과 인이 풍부하고 냄새가 그다지 역겹지 않아서 인기 높은 비료였을 뿐 아니라 화약의 핵심 재료인 질산칼륨이 들어 있어서 화약 제조에도 사용되었다.
페루의 구아노는 태평양 연안의 섬들에 모여 사는 새들인 가마우지와 부비booby(얼가니새)의 배설물이다. 이 새들의 주된 양식은 생선, 특히 칠레 남쪽에서부터 페루 북쪽을 잇는 남아메리카 서쪽 해안의 영양소 풍부한 훔볼트 해류를 타고 이동하는 멸치들이다. _<본문 98~100쪽>

다시 말해 1차 상품의 주요 생산국이라는 위치는 쉽게 빼앗길 수 있다. 1차 상품이란 것 자체가 생산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러나 독일 화학 산업이 페루, 칠레, 과테말라, 인도 등 1차 상품에 주로 의존하던 나라들에 끼친 타격은 베트남이 브라질, 콜롬비아를 비롯한 커피 생산국들에 끼친 타격과 비교할 수 없다. 천연자원을 대체할 인공 물질 제조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경제 체제는 기존 시장(예를 들어 구아노 시장)을 완전히 파괴하고 새로운 시장(이 경우 화학 비료 시장)을 만들어 내는 능력을 갖추는 것과 다름없다.
더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고도의 기술력을 갖추면 자연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구아노 퇴적층이나 연지 ‘딱정벌레’ 또는 인디고 식물이 없었던 독일인은 화학적 대체품을 만들어 냄으로써 이런 결여를 극복했다. _<본문 105~106쪽>

5장 새우
하지만 곤충을 먹는 데 혐오감을 보이는 사람들도 프론이나 슈림프 또는 바닷가재나 민물가재 등 그들의 친척까지 굉장히 만족스럽게 잘만 먹는다는 사실은 생각해 보면 묘한 일이다. 곤충을 피하는 것은 적어도 내가 보기에는 특정 음식을 기피하는 심리 중에서도 가장 이해할 수 없는 현상이다. 갑각류와 곤충은 둘 다 촉수와 외골격, 분절된 몸체, 그리고 여러 개의 다리를 가진 절지동물이다(독자들이나 나 같은 비전문가는 이들을 벌레라고 부른다). 그런데 왜 갑각류는 먹고 곤충은 못 먹겠다는 걸까?
곤충의 이름을 바꾸면 더 많은 사람이 먹게 될까? 귀뚜라미는 ‘덤불새우’, 메뚜기는 ‘들가재’로 부르면 어떨까? _<본문 113쪽>

한 나라의 생산 능력에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나는 데는 적어도 20여 년이 걸린다. 이 말은 자유 무역 환경에서는 이런 변화가 생길 수 없다는 뜻이다. 자유 무역 체제에서는 신생 산업 부문의 비효율적인 초보 기업들이 우월하고 규모가 큰 외국 경쟁 업체들에 순식간에 전멸당하고 말기 때문이다.
경제적으로 뒤처진 나라에서 미성숙한 제조업체들이 더 나아지기를 기대하며 보호해야 한다는 논리를 ‘유치산업론infant industry argument’이라 부른다. 경제 발달과 아동의 성장 발달을 비슷하게 보는 관점에서 나온 용어다. 우리는 어린이들이 노동 시장에서 어른들과 경쟁할 수 있을 정도로 자랄 때까지 그들을 보호한다. 유치산업론에서는 경제적으로 낙후된 나라의 정부가 자국의 신생 산업 업체들이 생산 능력을 길러 우월한 외국 기업들과 세계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을 때까지 그들을 보호하고 양성해 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
자유 무역의 본고장이라는 현재의 이미지와는 대조적으로 영국과 미국은 경제 발전 초기에는 세계에서 가장 강한 보호주의 국가였다. _<본문 118~119쪽>

6장 국수
오르조/리조니는 작은 낱알 모양인데(글자 그대로 보리나 쌀을 의미한다) 뜨겁고 맑은 수프에 넣어서 먹는 경우가 많다. 그 음식이 내 앞에 놓인 순간 나는 밥을 국에 말아서 준 것인 줄 알았다. 한국에서도 흔히 뜨거운 국(맑은 국이든 아니든)에 밥을 말아 함께 먹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방금 먹은 음식이 ‘국수’(파스타)라는 말을 믿을 수가 없었다.
이탈리아에서는 파스타를 만드는 데 쓰이는 거의 유일한 탄수화물원은 밀 한 가지뿐이다(‘1장 도토리’ 참조). 그러나 모양을 달리하는 방법으로 200여 가지가 넘는 다양한 파스타가 만들어진다. 물론 한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과 마찬가지로 줄 모양이나 납작한 끈 모양의 파스타도 있지만 튜브, 고리, 나선/나사, 나비, 사람 귀, 조개, 낱알, 공, 속을 채운 만두, 판 등을 망라한 온갖 모양의 파스타가 있다(나는 아직 먹어 보지 못했지만 마차 바퀴, 올리브 잎, 팽이, 심지어 라디에이터 모양까지 있다고 한다). _<본문 129~130쪽>

하지만 현대자동차의 성공 스토리가 영웅적인 기업가 세계의 몇 안 되는 예외 사례 아닌가 하고 되묻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다’가 그에 대한 대답이다.
우선 현대와 동일한 과정을 거쳐 성공을 거둔 한국 기업들이 많다. 설탕 정제와 의류 사업으로 시작한 삼성은 세계 최고의 반도체와 휴대전화 제조업체가 되었고, 화장품과 치약 사업으로 출발한 LG는 세계 디스플레이 시장을 석권했다.
널리 알려진 일본의 다국적 기업multinational corporation, MNC들 역시 비슷한 경로를 거쳤다. 토요타는 단순한 방직 기계를 만드는 기업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자동차 제조업체가 되었고, 운송 회사에서 시작한 미쓰비시는 조선업에서 원자력 발전소, 전자, 자동차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다국적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 모든 기업은 뛰어난 개인의 능력, 기업적 노력, ‘기업 내 교차 보조’, 정부 지원, 그리고 소비자의 희생을 바탕으로 이런 변신을 할 수 있었다.
제지 공장으로 시작했지만 성장을 거듭해 한때 세계 휴대전화 산업을 리드한 전력이 있고, 이제는 네트워크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생산의 주역이 된 핀란드의 대기업 노키아도 위 기업들과 비슷한 성장 역사를 거쳤다. (…)
자국의 ‘자유 기업’ 체제에 대해 높은 긍지를 보이고 영웅적인 기업가를 늘 칭송해 마지않는 미국마저 현대 경제에서 ‘집단적 기업가 정신’의 중요성을 통해 발전한 나라다. _<본문 137~138쪽>

7장 당근
내가 처음 영국에 왔을 때 이상하다고 생각한 (수많은) 것들 중 하나가 당근carrot 케이크였다. 당근은 김치를 만들 때 양념으로 쓰거나 양파, 감자와 함께 끓여서 일본식 카레를 만들거나 각종 채소와 볶아서 잡채를 만들거나 샐러드로 먹는 재료지 케이크 같은 달콤한 음식에 들어가는 것은 본 적이 없었다. 한 번도.
이제 당근 케이크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디저트 중 하나가 되었지만 처음에는, 흠… 얼토당토않은 음식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_<본문 142쪽>

특허는 정부가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 개발자에게 일정 기간 동안 그 기술에 대한 독점권을 허용하는 대신 그 기술을 공개하도록 하는 제도다(특허라는 영어 단어 patent에는 ‘보여 주어서 명백하게 알도록 하는’이라는 의미가 있다). 지식 향상의 효과만을 따지면 특허 제도는 양날의 칼이다. 충분히 새로운 지식이라고 인정되는 지식을 창출해 낸 사람에게 그 지식을 일정 기간 동안(요즘은 보통 20년. 과거에는 이보다 더 짧았다. 이 문제는 뒤에서 더 자세히 이야기하자)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새 지식의 창조를 촉진하고 장려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 기간 동안 그 새 지식의 개발자는 경쟁을 두려워하지 않고 시장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사용료를 부과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특허 제도는 독점 기간 동안 다른 사람이 그 새 지식을 이용해 또 다른 새로운 지식을 창출해 내는 것을 거의 불가능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새 지식의 창조를 방해하는 걸림돌이 된다.
문제는 지식 생산에 가장 중요한 재료가 지식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연관 지식의 많은 수가 특허의 보호를 받고 있으면 새로운 지식을 개발하는 비용이 비싸진다. 황금쌀이 좋은 예다. 이 문제를 나는 ‘맞물린 특허interlocking patents’라고 부르고 저명한 경제학자 조지프 스티글리츠Joseph Stiglitz는 ‘특허 덤불patent thicket’이라 부른다. _<본문 148~149쪽>

8장 소고기
소고기 추출물로 큰 성공을 맛본 렘코는 또 하나의 세계적인 히트 상품을 내놓았다. 바로 1873년부터 생산하기 시작한 콘비프corn beef 또는 콘드비프corned beef 통조림이다.
소고기를 소금에 절여 보존한 콘비프는 유럽에서 적어도 수백 년 동안 먹어 오던 식품이었다. 그러나 렘코는 값싼 재료와 보존 기술을 결합해서 훨씬 더 많은 사람이 이 음식을 사 먹는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저렴한 우루과이 소고기 중에서도 원래 ‘정식’ 레시피에서 사용하는 양지머리 대신 더 싼 부위의 고기를 갈아서(아마 더 싼 부위라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갈았을 것이다) 만들었기 때문에 생산비가 더 싸졌다. 렘코는 통조림 제조 방식을 사용해 원래의 소금 절임(염장) 방식보다 소고기를 훨씬 더 오래 보존해 더 먼 곳까지 수출할 수 있게 되었다.
옥소 큐브와 콘비프 통조림은 “이전까지는 육류가 사치품이었던 유럽 전역의 노동자 계급에 없어서는 안 될 주된 식료품이 되었다. _<본문 163쪽>

콘비프는 콘, 즉 요즘 사람들이 대부분 옥수수라고 생각하는 곡물이 들어가서 그런 이름이 붙은 게 아니다. 콘이 옥수수만을 의미하게 된 것은 상대적으로 새로운 미국식 영어에서다. 더 오래된 영국식 영어에서 콘은 옥수수뿐 아니라 모든 종류의 ‘곡물’을 의미했다. ‘콘비프’라는 이름은 곡물 알갱이처럼 보이는 굵은 소금을 쓰던 당시의 저장 방법에서 유래한 것이다. _<본문 165쪽>

그러나 모든 ‘기원 설화’가 그렇듯 자유 무역의 기원 설화 역시 오류와 신화가 넘쳐난다. 프리드먼이 비생산적이라고 맹렬히 비난하는 ‘무역과 산업에 대한 정부 규제’의 많은 수가 애초에 영국이 자유 무역 정책을 취하기 전까지 영국 제조업 부문을 세계 1위로 끌어올린 동력이었다는 사실은 잠시 접어 두자(‘5장 새우’ 참조). 곡물법을 폐지한 후에도 영국이 자유 무역 체제로 완전히 이행하지 않았다는 ‘사소한 사실’ 또한 잠시 접어 두자. 1848년 당시 여전히 1100가지 품목에 관세가 부과되고 있었다(그중 많은 수가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영국을 진정한 자유 무역 국가로 부를 수 있게 된 것은 50가지 미만의 품목에만 관세를 부과한 1860년에 들어선 후였다.
이 2가지 ‘불편한 진실’을 무시한다 하더라도 자유 무역의 창조 신화에는 여기저기 큰 허점이 너무나 많다. 영국은 자유 무역을 최초로 실행에 옮긴 나라도 아니다. 그 명예는 사실 영국보다 적어도 몇십 년 전인 1810년대부터 1830년대 사이에 자유 무역 정책을 채택한 남아메리카 국가들에 돌아가야 한다.
남아메리카 국가들이 자유 무역 정책의 선구자일지는 모르지만 그들의 ‘자유’ 무역 정책은 ‘자유 의지’로 실시된 것이 아니었다. 19세기 초반에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식민 지배를 벗어난 후 이 나라들은 영국이 이끄는 유럽 강국들의 압력을 받아 후대에 ‘불평등 조약unequal treaty’이라고 불리게 되는 협정에 서명해야 했다. 이 조약들에서는 다른 무엇보다 자체적으로 관세를 부과할 수 있는 ‘관세 자율권tariff autonomy’을 약한 나라들로부터 빼앗아 자유 무역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었다. _<본문 168~169쪽>

9장 바나나
포르투갈인은 북대서양의 마데이라섬island of Madeira과 카나리아제도Canary Islands(1479년까지 포르투갈이 부분적으로 지배하고 있었다)에서 설탕을 생산하는 강제 노동을 하던 노예화한 아프리카인의 식량으로 바나나를 사용했다. 그들은 아메리카 대륙에 아프리카인을 노예로 팔아먹기 시작하면서 바나나(특히 플랜틴)와 쌀을 노예선의 주식으로 사용했다. 플랜테이션에서는 노예에게 얼마 되지 않는 식량 배급을 보충하기 위해 준 작은 땅뙈기에 바나나를 심도록 장려했다. 기후 조건이 맞으면 바나나나무는 1년 내내 자라면서 엄청나게 많은 열매를 맺는다. 노동력을 거의 투자하지 않아도 1에이커당 20만 파운드의 바나나를 생산할 수 있어서 얌의 10배, 감자의 100배 정도 수확이 가능하다. 노예들이 시간을 최소한으로 들이고 수확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도 노예주들에게 이상적인 농작물이었다. _<본문 183쪽>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 바나나 회사들은 이 나라들의 경제를 지배하게 되었다. 예를 들어 온두라스에서 유나이티드 프루트 컴퍼니와 스탠더드 프루트 컴퍼니는 철도, 전력, 우편, 전신 전화를 장악하고 있었다. 1930년대에 유나이티드 프루트 컴퍼니는 과테말라의 최대 지주이자 최대 고용주, 최대 수출업체인 동시에 이 나라 철도의 거의 전부를 소유하고 있었다. 바나나에 경제를 의존하는 나라 사람들은 미국 바나나 기업들을 엘 풀포El Pulpo, 즉 ‘문어’라 불렀다. 나라 경제의 거의 모든 부면을 꽉 쥐고 있다는 의미였다.
이렇듯 거의 절대적으로 경제를 장악한 바나나 회사들은 당연히 아메리카 대륙의 바나나 생산 국가들의 정치에도 매우 높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바나나 회사들은 자체적인 세관과 경찰을 두어 기업 활동의 많은 부분이 해당 국가의 관할권 밖에 있었다. ‘친기업’ 정책을 보장받기 위해 정치가들을 매수하는 일이 비일비재했고, 이 기업들의 이익에 반하는 일(예를 들어 극도로 낮은 세금을 매우 낮은 수준으로 조금 올리기, 사용하지 않는 토지를 팔도록 하기, 노동자 권리를 매우 조금 강화하기 등)을 하려는 정부가 나오면 쿠데타도 서슴지 않았고, 심지어 필리버스터filibuster(해적이란 뜻의 네덜란드어에서 유래한 말)라 부르는 미국 용병들의 지원까지 동원했다. _<본문 185쪽>

요즘 미국을 비롯한 부자 나라 사람들은 ‘바나나 리퍼블릭’을 의류 브랜드 이름으로만 알고 있다. 하지만 이 표현은 원래 부자 나라의 거대 기업들이 가난한 개발도상국을 거의 완전히 장악했던 어두운 현실을 묘사하기 위해 만들어진 용어였다. (…)
바나나 공화국 현상은 많은 나라에서 활동하는 부자 나라의 힘센 기업―다국적 기업 또는 초국적 기업transnational corporation이라 부른다―들이 그들의 투자를 받는 상대 국가에 어떻게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잘 보여 준다. _<본문 188~189쪽>

10장 코카콜라
미국을 제일 잘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제품인 코카콜라는 미국 자본주의의 명암을 상징하게 되었다. 구소련 체제에 항거한 젊은이들처럼 일부 사람들에게 코카콜라는 개인적·경제적·정치적 자유의 심벌이었다. 하지만 1980년대 인도 좌파처럼 그릇된 미국 자본주의의 완벽한 본보기라 여기는 사람도 많았다―소비지상주의, 더 나아가 소비자의 취향을 상업적으로 조작하는 대표적 사례라는 것이다. _<본문 199쪽>

중남미 국가 역사상 두 번째 원주민 출신 대통령으로 선출된 에보 모랄레스Evo Morales 전 볼리비아 대통령(2006~2019년 재임)도 코카나무를 기르는 농부였다(원주민 출신 첫 대통령은 1858년부터 1872년까지 멕시코 대통령을 지낸 베니토 후아레스Benito Juaez다). 모랄레스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 ‘마약과의 전쟁’을 펼치던 미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을 받아 코카나무 농업을 강제로 근절시키려던 볼리비아 정부에 항거하는 과정에서 정치적 명성을 얻었다.
모랄레스는 긴축 재정, 무역 자유화, 규제 완화, 민영화 등 이전 20년 동안 볼리비아 경제를 황폐화시켜 온 이른바 ‘워싱턴 컨센서스Washington Consensus’에 반대하는 대중들의 항의 물결을 타고 2005년 대통령에 선출되었다. 워싱턴 컨센서스 정책은 미국 워싱턴 D.C.에 본부를 둔 국제적으로 가장 힘이 센 3대 경제 기구인 미국 재무부, 국제통화기금, 세계은행이 적극 주장하는 정책들이어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_<본문 204~205쪽>

부자 나라들에서조차 신자유주의 정책은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부자 나라들에서는 시장의 힘을 제어하고 규제하는 데 정부가 더 적극적인―신자유주의적 시각에서는 과도한―역할을 맡았던 ‘혼합 경제mixed economy’ 시대보다 198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 기간에 성장률이 더 둔화하고 불평등이 더 늘어나는 한편 금융 위기가 더 자주 발생했다.
그러나 개발도상국들에서 운용된 신자유주의 정책은 재앙에 가까웠다. 이 정책들이 그들의 필요에 특히 더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개발도상국들이 경제를 발전시키려면 보호 무역, 보조금, 외국인 투자 규제 등을 주도하는 정부의 지원과 보호 아래 자국의 생산자들이 ‘성장을 해서’ 생산성이 더 높은 산업 부문에 진출할 수 있도록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사실을 신자유주의 전통에서는 완전히 부인하기 때문이다. _<본문 212쪽>

11장 호밀
‘철혈 재상’ 비스마르크가 중재해 형성된 호밀 생산자들과 철 생산자들 사이의 연합 덕분에 독일 경제는 전례 없는 발전을 거듭했다. 철강, 기계, 화학 등의 새로운 중공업 산업이 보호벽에 의지해 성장했고, 결국 당시 세계 1위였던 영국을 따라잡을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농업 부문의 자유 무역이 허락되지 않아 독일인은 식료품을 더 비싼 값에 구입해야 했지만 말이다(하지만 독일이 산업화에 성공함으로써 대부분의 독일인이 소득이 높아졌기 때문에 높은 식료품 가격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비스마르크의 유산은 독일 중공업의 발전에만 그치지 않는다. 그는 심지어 그보다 더 중요한, 독일을 훨씬 넘어서는 영향을 끼친 업적을 이루었다. 복지 국가의 확립이 바로 그것이다.
복지 국가가 ‘진보’ 정치 세력의 산물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미국의 뉴딜 민주당과 영국의 노동당 또는 스칸디나비아의 사회민주당들 같은. 그러나 복지 국가를 처음으로 발명한 사람은 극보수arch-conservative의 대명사인 비스마르크였다. _<본문 224~225쪽>

복지 국가는 탄생 비화만 오해받는 게 아니다. 본질 자체에 관해서도 오해가 많다.
복지 국가에 대한 가장 흔한 오해 중 하나는 이 제도가 소득 지원, 연금, 주택 보조금, 의료 보험, 실업 급여 등으로 가난한 사람들에게 ‘무료로’ 혜택을 베푸는 것이라는 인식이다. 그리고 이런 ‘무료’ 혜택이 더 잘사는 사람들이 낸 세금에서 나가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이 부자들의 노력에 무임승차를 한다고들 생각한다. 요즘 영국에서 복지 수당 수령자들을 비난할 때 쓰이는 ‘복지에 빌붙어 먹고 사는 자들welfare scroungers’이란 표현이 점점 더 자주 들리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그러나 복지 혜택은 무료가 아니다. 모두가 비용을 부담한다. 사람들이 받는 복지 혜택의 많은 수가 ‘사회 보장 부담금social security contribution’에서 지출된다. 다시 말해 대부분의 납세자가 부담하는 노령이나 실업과 같은 특정 부담금과 연결된 지급이라는 의미다. 이에 더해 대부분의 사람은 소득세를 낸다. _<본문 228쪽>

12장 닭고기
보편적으로 모두가 먹는 육류라는 면에서 항공사들이 닭고기를 애용하는 건 놀라운 일이 아니다. 제한된 공간에서 엄청나게 다양한 음식 취향과 금기 사항을 모두 만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_<본문 235쪽>

요컨대 서로 다른 필요를 가진 사람들을 모두 똑같이 대하는 것―채식주의자에게 닭고기 요리를 준다든지, 복강병을 가진 사람에게 밀가루 빵을 준다든지, 남녀 화장실을 같은 크기로 만든다든지 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불공평한 일이다. 아에로플로트 승무원이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서로 다른 필요를 가진 사람을 다르게 대하는 것은 특별 대우가 아니다. 그것은 공평함의 가장 중요한 조건 중 하나다. 기내식 메뉴에 채식 요리를 포함시키는 것, 글루텐이 들지 않은 빵을 준비하는 것, 여자 화장실을 더 크게 더 많이 짓는 것은 채식주의자나 만성 소화 장애를 가진 사람이나 여성을 특별 대우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그들의 기본적인 필요를 충족시키는 데서 다른 사람들과 동등한 위치를 보장해 주는 일일 뿐이다. _<본문 238~239쪽>

모든 사람에게 똑같은 규칙 아래서 경쟁할 수 있는 동등한 기회가 주어졌다고 그 경쟁이 진정으로 공평한 것이라 할 수는 없다. 달리기를 할 때 어떤 사람은 한쪽 눈이 보이지 않거나 다리가 하나밖에 없다면 모두가 출발하는 지점이 같다고 해서 그것을 공평한 경주라고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실생활에서 이론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원하는 일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는 동등한 기회가 주어졌다고 한들 일부 성원이 그 경쟁에 참여하는 데 최소한으로 필요한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면 그 경쟁은 공평한 것이 아니다. 어릴 때 영양 부족으로 두뇌 발달이 제대로 되지 않은 사람도 있을 것이고, 교육에 대한 재정적 지원이 부족한 가난한 지역에서 자라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한 사람도 있을 것이다. 다시 말해 사회의 모든 성원이 주어진 기회를 활용하는 데 최소한으로 필요한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면 기회의 평등 또한 의미를 잃고 만다. _<본문 244~245쪽>

13장 고추
고추의 매운맛은 사실 미각이 아니라 통감이다. 이 매운‘맛’이란 건 알고 보면 고추 ‘베리’(그렇다, 고추도 변장한 ‘베리’다. ‘16장 딸기’ 참조)가 엄청나게 정교한 화학적 눈속임을 동원해 연출한 마법 같은 현상이다. 타는 듯한 느낌, 특히 점막을 태우는 듯한 느낌을 주지만 매운맛의 주역인 캡사이신capsaicin은 실제로는 직접적으로 조직을 손상하지 않는다. 그냥 몸이 그런 손상을 입고 있다고 뇌를 속이는 것이다. 캡사이신은 ‘몸이 극단적인 온도나 산 또는 부식성 물질과 접촉하거나 찰과상, 마찰상을 입었다는 것을 감지’하는 감각 수용체와 결합해서 이런 효과를 낸다.
고추의 매운맛은 매우 중요한 이슈여서 매운 정도를 측정하는 기준까지 따로 마련되어 있을 정도다. ‘스코빌 척도Scoville Scale’라 부르는 이 기준은 미국의 약사 윌버 스코빌Wilbur Scoville이 1912년 만들었다. _<본문 250~251쪽>

우리는 우리 주변에 널리 퍼져 있는 것은 당연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뭔가를 당연시하면 그것의 중요성을 더 이상 생각하지 않게 된다. 쓰촨 요리 음식점의 고추 척도 속 고추 표시처럼 말이다. 경제학에서 일어나는 비슷한 현상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우리 가정과 공동체에서 행해지는 무보수 돌봄 노동unpaid care work이다.
가장 널리 쓰이는 경제 척도인 GDP(국내총생산)는 시장에서 교환되는 것만 포함한다. 경제학에서 사용되는 모든 측정법과 마찬가지로 GDP도 여러 문제점이 있지만 가장 큰 문제는 이것이 극도의 ‘자본주의적’ 관점을 기초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다양한 사람들이 서로 다른 다양한 가치관을 갖고 있기 때문에 뭔가가 사회에서 어떤 가치를 지니는지를 결정할 때 시장에서 어떤 가격에 거래가 되는지를 기준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는 관점이다.
시장 활동만을 계산하는 관행은 경제 활동의 엄청나게 큰 부분을 보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 개발도상국에서는 농업 생산물의 큰 부분이 계산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많은 농민이 자기가 기른 작물을 팔지 않고 일정량을 소비하는데 농산물 생산량에서 이 부분은 시장에서 교환되지 않으므로 GDP 통계에 포착되지 않는다. 가정과 공동체에서 임금을 받지 않고 행해지는 돌봄 노동 역시 이런 식으로 시장에 기초해 생산량을 측정하면 부자 나라와 개발도상국 모두에서 GDP에 포함되지 않는다. 아이를 낳아서 기르고 그들의 학습을 도와주고, 노인과 장애인을 돌보며, 음식을 만들고, 청소와 빨래를 하고, 그에 더해 가정을 꾸려 나가는 일(미국의 사회학자 앨리슨 대민저Allison Daminger가 ‘인지 노동cognitive labour’이라고 부르는 활동) 말이다. _<본문 254~255쪽>

14장 라임
15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중반까지 사이에 괴혈병으로 목숨을 잃은 선원은 200만 명이 넘는다고 추산된다.
당연히 다들 미친 듯이 괴혈병 치료제를 찾아 헤맸다. 식초와 황산을 포함한 온갖 종류의 치료제가 시도되었다. 그리고 서서히 시트러스(귤속. 학명 키트루스Citrus) 과일의 과즙이 효과적인 치료제라는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20세기 전까지는 효과를 발휘하는 주인공이 비타민 C라는 것을 사람들은 알지 못했다. 괴혈병 치료제 연구는 비타민 C를 발견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기 때문에 비타민 C의 학명이 ‘아스코르브산ascorbic acid’, 즉 문자 그대로 ‘괴혈병을 방지하는 산anti-scurvy acid’이라고 붙을 정도였다.
괴혈병을 예방하는 데 시트러스 과즙이 효과적이라는 사실은 경쟁국들의 해군도 알고 있었지만 이 해결책을 체계적으로 이용한 것은 영국 해군이 처음이었다. 1795년 영국 해군 사령부는 레몬 주스가 선원들의 배급품 목록에 필수적으로 포함되도록 했고 물로 희석한 럼주에 레몬 주스를 섞은 ‘그로그grog’라고 부르는 음료를 배급해서 선원들이 레몬 주스를 섭취하지 않을 수 없도록 하는 영리한 방법을 사용했다. 얼마 가지 않아 레몬 대신 라임이 사용되기 시작했다. 라임이 값이 더 저렴했고, 레몬과는 달리 영국이 식민지화한 카리브해 연안에서 자라는 과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또 다른 이유는 라임이 레몬보다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잘못된 믿음, 즉 괴혈병을 치료하는 것이 비타민 C가 아니라 신맛이라는 오해에서 비롯된 믿음 때문이었다(라임이 레몬보다 산도는 높지만 비타민 C 함량은 절반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_<본문 273~274쪽>

그냥 시장에 맡겨 두면 기후 변화와 싸우고 대처하는 데 필요한 수많은 기술이 개발되지 않고 말 것이다. 이는 민간 기업들이 ‘사악해서’가 아니라 단기적 성과를 내야 한다는 끊임없는 압박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고, 설상가상으로 이 압박은 금융 규제 완화로 더욱 심해지고 있다(‘15장 향신료’ 참조). 그린 테크놀로지를 개발하고 사용해도 그 혜택이 가시화되기까지는 몇십 년이 걸리는 경우가 태반이며 심지어 그보다 더 장기전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민간 부문의 기업들은 몇 년은 고사하고 분기마다 가시화된 실적을 증명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 그런 기술 개발을 주저하는 것도 이해가 가는 일이다.
민간 부문이 이렇게 근시안적으로 경영하는 경향이 심하기 때문에 신기술 개발을 위한 대규모 투자나 그렇게 개발된 신기술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전통적으로 항상 정부가 강력한 역할을 수행해야만 했다. 이 방면의 가장 대표적인 예는 IT와 바이오테크놀로지 개발로, 둘 다 초기에는 미국 정부가 거의 전액을 지원했다(각각 연방 정부의 ‘국방’ 연구와 ‘건강’ 연구 프로그램을 통해 이루어졌다. ‘6장 국수’ 참조). 실패할 위험이 매우 크고 수익을 내기까지 오래―매우 오래―기다려야 하는 부문들이었기 때문이다. 미국을 비롯해 유럽의 다수 국가, 중국, 브라질 등에서 태양 발전, 조력 발전 같은 저탄소 에너지 기술이 상당한 규모로 개발되어 사용되어 온 것은 정부 개입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다. _<본문 281~282쪽>

15장 향신료
향신료를 구하겠다는 열망이 유럽과 아시아 사이의 항로를 개척하는 데 중요한 동기였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보다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은 그 과정이 자본주의 발달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제도가 탄생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사실이다. 주식회사joint stock company 또는 유한 책임 회사limited liability company가 바로 그것이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동인도’와 향신료 무역을 하는 것은 유럽인에게 엄청나게 위험 부담이 높은 일이었다. 2개 또는 3개의 대양(대서양과 인도양, 그리고 인도네시아에 가려면 태평양까지)을 범선에 의지해서 건너는 것은 약간 과장을 하면 요즘 화성에 탐사선을 보냈다가 성공적으로 지구로 다시 귀환시키는 것과 맞먹는 어려운 일이었다.
물론 성공하기만 하면 대가는 엄청났다. 그러나 감당해야 하는 리스크가 너무 높아서 투자자들은 향신료 수입 경쟁에 돈을 처박고 싶어 하지 않았다. 게다가 사업이 실패하면 투자자들은 모든 것을 잃고 말았다. 사업에 투자한 돈뿐 아니라 재산(집, 가구, 심지어 가재도구까지)을 모두 압수당했다. 빌린 돈을 모두 갚는 것을 당연시했기 때문이다. 더 기술적인 용어를 쓰자면 무한 책임을 져야만 했다. 사업을 하다 실패한 사업가는 개인적 자유까지 박탕당할 수 있었다. _<본문 292~293쪽>

그러나 한때 경제 성장의 강력한 도구였던 이 제도가 최근에는 성장의 장애물로 변했다. 지난 수십 년에 걸친 금융 규제 완화로 인해 주주들은 자기네가 법적으로 소유한 기업에 장기 투자를 할 필요가 없어졌다. 다른 방식으로 투자해서 수익을 창출할 기회가 너무나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영국을 예로 들자면 주주들의 주식 보유 기간이 1960년대에 5년이었던 것이 요즘은 1년이 채 되지 않는다. 투자한 돈을 1년도 되기 전에 거둬들이는 사람이 진정으로 그 기업을 공동으로(지분) 소유한다고 할 수 있을까?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주주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전문 경영인들은 배당금과 주식 환매share buyback(자사주 매입. 기업들이 자사 주식을 매입해 주가를 올려서 주주들이 원하는 경우 자기 보유 주식을 매도해 이득을 챙길 수 있도록 하는 관행) 등을 통해 기업 이윤 중 극도로 높은 비율을 주주들이 가져갈 수 있도록 했다. 미국과 영국에서 주주들에게 돌아간 기업 이윤 비율은 1980년대에는 절반 이하였지만 지난 10~20년 사이 이 수치가 90~95퍼센트로 치솟았다. 기업의 유보 이윤이 기업 투자의 주된 원천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 변화는 기업의 투자 능력, 특히 장기간을 기다려야 수익을 낼 수 있는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능력을 심각하게 약화시켰다고 할 수 있다(‘14장 라임’ 참조). _<본문 296~297쪽>

16장 딸기
딸기를 비롯해 산딸기, 토마토, 상추와 같은 따기 힘든 작물을 수확하는 로봇이 곧 상용화될 것이라고 한다. 현재 다수의 기업에서 잎 사이에서 딸기를 찾아내고 익은 정도를 판단해서 멍들지 않게 수확할 수 있는 수확용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 이 로봇들은 아직 인간만큼 유능하지는 않지만 계속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딸기 수확의 자동화라는 농업 기계화 최후의 장벽을 정복할 날도 멀지 않았다.
자동화로 일자리를 위협받는 건 딸기 수확 노동자만이 아니다. 요즘은 신문, 라디오, TV 어디서든 인간이 하는 일을 로봇이 대체하고, 그 결과 대부분의 사람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는 보도를 피할 수가 없다. 일자리를 얻을 수 없는 미래에 대한 공포는 인공 지능AI 기술의 발달로 더 고조되고 있다. 기계가 인간의 손과 근육뿐 아니라 두뇌마저 대체할 것이라는 두려움까지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_<본문 308쪽>

자동화는 지난 250년간 계속되어 왔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우려하고 위협받는 것처럼 일자리가 대량으로 사라진 일은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이는 자동화로 인해 기존의 일자리가 사라지기도 하지만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새 일자리 창출이 자동화 과정 자체에서 직접적으로 일어난다. 예를 들어 로봇이 딸기를 수확하는 일자리를 없애겠지만 그 로봇을 설계하는 엔지니어, 로봇을 제작하는 노동자, 로봇 제작에 필요한 부품을 생산하는 노동자에 대한 수요가 생길 것이다. 게다가 자동화로 인해 생산에 들어가는 생산량 단위당 필요한 노동력이 줄어들지 모르지만, 제품 가격이 낮아지고 그에 따라 수요가 늘어나면 더 많은 노동자가 필요해질 수도 있다. 제임스 베슨James Bessen에 따르면 19세기 미국 섬유 산업 자동화로 인해 옷감 1야드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직조 노동력의 98퍼센트가 사라졌지만, 면직물 가격이 낮아지자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실제 방적 노동자의 숫자는 4배로 늘어났다. _<본문 310~311쪽>

17장 초콜릿
스위스가 만들 줄 아는 게 초콜릿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아, 거기에 더해 백만장자, 은행가, 스포츠 스타나 살 수 있는 말도 안 되게 비싼 손목시계도. 스위스는 물건을 거의 만들지 않고 서비스를 제공해서 먹고사는 나라라는 시각이 널리 퍼져 있다.
부정적으로 말하는 사람들은 스위스가 제3세계 독재자들이 빼돌린 돈을 은행에서 비밀리에 관리해 주고 뻐꾸기시계나 소 워낭(둘 다 요즘에는 어차피 중국에서 만들어지겠지만) 같은 조악한 물건을 순진한 일본인이나 미국인 관광객에게 팔아서 살아가는 나라라고 할 것이다. 이보다 긍정적이고 좀 더 널리 퍼진 견해는 이 나라가 탈산업 경제post-industrial economy의 모범으로 제조업보다는 금융과 고급 관광 상품 같은 서비스 산업을 통해 번영을 이룬 나라라는 것이다. _<본문 325쪽>

탈산업 사회를 옹호하는 사람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스위스는 사실 세계에서 가장 산업화 정도가 높은 나라로, 1인당 제조업 생산량 세계 1위를 자랑한다. ‘메이드 인 스위스’라고 적힌 상품이 많이 보이지 않는 건 부분적으로 스위스가 작은 나라여서이기도 하지만(인구가 약 900만 명밖에 되지 않는다) 경제학자들이 ‘생산재producer goods’라고 부르는 기계, 정밀 장비, 산업용 화학 물질 등 우리 같은 보통 소비자가 접할 수 없는 물건들을 주로 생산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른바 탈산업 사회의 성공담으로 꼽히는 또 다른 나라인 싱가포르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산업화된 국가라는 사실은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_<본문 327쪽>

탈산업화의 신화와는 달리 공산품을 경쟁적인 가격과 품질로 생산해 낼 수 있는 능력은 여전히 한 나라의 생활 수준을 결정하는 데서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4장 멸치’ 참조).
금융, 운송, 경영 서비스(경영 컨설팅, 공학, 디자인 등)처럼 제조업을 대체할 것이라고 여겨지는 고생산성 서비스 중 많은 부문은 제조업 부문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이런 서비스의 주 고객이 제조업 부문이기 때문이다. 이런 서비스가 ‘새로워’ 보이는 건 이전에는 주로 제조업 회사들이 자체적으로 해결하던 서비스(따라서 제조업 부문의 생산량으로 계산되었다)였지만 이제는 이런 서비스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들이 공급하게 되었기 때문이다(따라서 서비스 부문의 생산량으로 계산된다). 바로 이런 이유에서 강한 제조업 부문을 갖춘 스위스, 싱가포르 같은 나라들의 서비스 부문 또한 강해지는 것이다(하지만 그 반대는 성립하지 않을 수도 있다).
게다가 제조업은 아직까지도 기술 혁신의 가장 주된 근원지다. 제조업이 경제 생산량의 10퍼센트 정도밖에 되지 않는 미국과 영국에서마저 연구 개발의 60~70퍼센트가 제조업 부문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독일이나 한국처럼 제조업 부문이 더 강한 나라에서는 이 수치가 80~90퍼센트다. _<본문 329~330쪽>

18장 맺는말
솜씨 좋은 요리사는 무엇보다 음식에 관한 통념에 굴복하지 않고, 서로 다양한 음식 문화를 조합해 스스로에게 맞는 요리를 만들어 낼 줄 아는 상상력을 지니고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좋은 경제학자(학계에서 일하는 경제학자만이 아니라 정책 입안자, 사회 운동가, 깨어 있는 시민을 모두 포함해서 가리키는 말이다)는 ‘상상력이 풍부한’ 요리의 원리를 경제학의 이해에도 적용할 줄 아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신성불가침으로 여겨지는 재료(가령 경제적 자유. ‘2장 오크라’ ‘8장 소고기’ 참조)를 과감하게 버리고, 기존의 재료를 새로운 곳에 사용하고(‘반사회주의적’인 복지 국가를 사회민주주의자들이 어떻게 활용했는지를 생각해 보자. ‘11장 호밀’ 참조), 잊힌 재료를 되살리는(발명에 대해 포상을 하는 제도 등. ‘7장 당근’ 참조)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유행에 휩쓸리지 않으면서도 그런 유행이 왜 그리고 어떻게 인기를 끌게 되었는지, 거기서 무엇을 배워야 할지를 아는 사람들이다(일자리가 없는 미래 또는 탈산업 지식 사회 경제. 각각 ‘16장 딸기’ ‘17장 초콜릿’ 참조). 게다가 최고의 경제학자는 최고의 요리사와 마찬가지로 더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추기 위해 다양한 이론을 조합할 수 있어야 한다. _<본문 33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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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실리 레온티예프 상 최연소 수상
● 《프로스펙트》 올해의 사상가 TOP 10
● 국내 종합 베스트셀러 1위 저자
● 《뉴스테이츠먼》 《가디언》 《선데이타임스》 추천
●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이후 10년 만의 신작

극보수의 대명사 비스마르크가 복지 국가를 처음 만들었다고?
“핀란드식 호밀 크리스프브레드, 특히 소나무 껍질을 갈아 넣은 (…) 크리스프브레드를 먹으면 마치 약간 쌀쌀한 북구의 숲 한가운데 서 있는 느낌”이 든다는 아름다운 문장으로 저자가 소개하는 호밀은 북유럽과 동유럽 국가들의 주식으로 잘 알려져 있다.
호밀과 관련해 더 중요하지만 덜 알려진 역사적 사건은 이른바 “철과 호밀의 결혼”이다. 통일 독일의 “철혈 재상” 비스마르크는 호밀 생산자들(지주)과 철 생산자들(신흥 자본가)의 연합을 중재해 중공업을 적극 보호, 육성함으로써 전례 없는 독일의 경제 성장을 일구어 내는 데 성공했다. 또 한 가지 우리가 모르는 훨씬 중요한 사실이 있는데, 바로 비스마르크가 복지 국가의 창시자라는 것이다. 흔히 우리는 복지 제도가 진보 세력의 산물일 거라는 고정 관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실은 극보수의 대명사인 비스마르크가 공공 의료 보험, 산업 재해 보험, 실업 보험을 잇달아 도입함으로써 인류 역사상 최초의 복지 국가를 확립했다.
또 하나 우리가 잘못 알고 있는 사실이 있는데, 복지 국가가 가난한 사람들에게 “무료로” 혜택을 주는 제도라는 오해다. 그러나 복지 혜택은 전혀 공짜가 아니다. 모두가 비용을 부담하는 노령, 실업 같은 ‘사회 보장 분담금’에 더해 대부분의 사람이 내는 소득세와 간접세가 복지 제도의 재원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물론 비스마르크는 사회주의자여서가 아니라 노동자들이 사회주의에 빠지지 않게 하려고 복지 정책을 도입했다. 하지만 또한 그는 잘 알고 있었다. 일반 시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게 보장해 주는 것이 정치적 안정에서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지를.

다 함께 더 잘사는 세상을 만드는 경제 이야기의 진수성찬!
세계적 석학이자 베스트셀러 저자인 장하준 교수가 다시 돌아왔다. 이번에는 음식과 경제 이야기의 환상적인 컬레버레이션이다. 여기에 음식만이 아니라 역사, 정치, 사회, 과학 등 풍성한 재료를 한껏 버무려 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마늘에서 초콜릿까지 18가지 재료를 소재 삼아 경제와 관련한 각종 고정 관념과 편견, 오해를 깨뜨리면서 다 함께 더 잘사는 세상을 만드는 방법과 비전을 제시한다.
예컨대 천혜의 풍부한 자원과 게으름을 동시에 상징하는 코코넛 이야기로는 가난한 나라가 가난한 진짜 원인과 해결책을 알려 준다. 똑같이 징그러운 곤충인데 새우만은 유독 즐기는 음식 취향을 통해서는 한때 경제적 새우였던 영국, 미국, 독일, 일본, 한국 등이 어떻게 세계 경제의 고래로 성장할 수 있었는지 설명한다. 모든 재료를 잘 융합시키는 오크라 이야기로는 자유 시장, 자유 무역의 “자유”가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자유인지 알려 주면서 자본주의를 더 인간적으로 만드는 법을 가르쳐 준다. 모두가 보편적으로 좋아하는 육류인 닭고기 이야기로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회의 평등뿐 아니라 결과의 평등까지 보장해야 함을 깨우쳐 준다. 캘리포니아의 거대한 딸기 농장과 딸기 수확 이야기로는 이민 노동자 문제와 로봇, 인공 지능 등으로 인한 일자리 불안을 불식시키고 희망찬 비전을 제시한다. 밀크 초콜릿 개발 이야기로는 스위스가 비밀 은행이나 관광 산업으로 번영을 누린다는 편견을 깨고 제조업 강국임을 밝히면서 이제는 서비스업이 대세인 경제가 도래했다는 탈산업 사회 담론의 허구성을 비판하고 앞으로도 산업화와 제조업이 경제 성장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한다.
거기다 흔한 도토리에서 최고급 햄이 탄생한다는 이야기부터 미국인은 멸치 소스가 들어간 칵테일을 즐기고, 당근은 원래 주황색이 아니었으며, 콘비프 통조림에는 옥수수가 안 들어 있고, 바나나는 원래 노예선과 노예 플랜테이션의 주식이었고, 패션 브랜드 ‘바나나 리퍼블릭’에는 대학살 사건의 어두운 역사가 숨어 있으며, 처음 출시된 초콜릿 바는 밀크 초콜릿이 아니라 다크 초콜릿이었다는 이야기까지 흥미로운 음식, 역사, 경제 상식을 맛난 소스로 곁들여 준다.
지금 우리에게는 더 공정하고 더 자유롭고 더 잘사는 길을 알려 주는 진짜 경제 이야기, 희망의 경제학이 더없이 절실하다. 이 책에서 저자는 경제학을 “눈이 돌아가게 어려운 전문 용어와 기술적인 논쟁, 복잡한 수학 공식과 통계가 난무하는 학문”에서 “부드럽고, 편안하고, 심장을 녹일 듯” 맛있는 경제 지식으로 요리해 내놓는다. 더불어 경제를 전문가와 권력자가 자기네 마음대로 좌지우지하는 그들만의 경제가 아닌, 모든 시민이 훌륭한 요리사가 되어 참여하고 운영하고 성과를 누리는 경제로 탈바꿈시킨다. 그래서 입맛에 잘 맞을 뿐 아니라 영양가도 만점인 지식과 통찰로 가득하다. 이 책은 팍팍한 살림살이와 불안한 경제 상황으로 고민하는 모든 이들에게 대안과 비전을 선물하는 필수 경제 안내서가 되어 줄 것이다.

추천사
· 장하준은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을 위한 경제학 책을 쓰는 일에서 존 메이너드 케인스,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 폴 크루그먼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 ―《뉴스테이츠먼》
· 탁월하다. 장하준은 지금까지 20년 동안 신자유주의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는 일에 매진해 왔다. 이제 그는 레시피로 경제학을 설명하는 이 재미난 책을 통해 그 작업의 정점을 선보인다. ―《가디언》
· 장하준은 음식이든 경제학이든 복잡한 아이디어를 쉽게 설명해 주는 진귀한 재능을 타고났다. 그는 단연 빼어난 작가다. ―《선데이타임스》
· 음식과 관련한 다양한 상식을 버무려 넣고, 인상적인 주제들을 재료 삼아 경제학을 맛깔나게 요리해 낸 유쾌 상쾌 통쾌한 안내서. ―《퍼블리셔스위클리》
· 이 책을 제대로 소화하면 경제학 원론을 통달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고 식도락을 즐길 멋진 기회 또한 누릴 것이다. ―《커커스리뷰》
· 나를 웃게 만들고, 군침 돌게 하는 동시에 경제학에 관한 생각을 되돌아보게 만든 유일한 책. 재미나고 심오하면서 입맛까지 돋운다. ―브라이언 이노, 작곡가, 아티스트
· 음식, 역사, 경제학의 매력적인 스튜. ―팀 스펙터, 킹스칼리지런던 유전역학 교수
· 장하준이 또 한 번 해냈다. 그의 글은 재미날뿐더러 영양가까지 만점이다. ―데이비드 필링, 《파이낸셜타임스》 에디터
· 전 세계 음식에 대한 재치 만점 이야기로 포장한 대안 경제 아이디어로 가득한 잔칫상. ―오언 존스, 칼럼니스트, 정치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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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하준 (張夏準)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0년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케임브리지대학교에 임용되어 경제학과 교수로 근무했으며, 2022년부터 런던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3년 신고전학파 경제학에 대안을 제시한 경제학자에게 주는 군나르 뮈르달 상을, 2005년 경제학의 지평을 넓힌 경제학자에게 주는 바실리 레온티예프 상을 최연소로 수상함으로써 세계적인 경제학자로 명성을 얻었다. 2014년에는 영국의 정치 평론지 《프로스펙트》가 매년 선정하는 ‘올해의 사상가 50인’ 중 9위에 오르기도 했다. 국제노동기구, 유엔식량농업기구 등 유엔 산하 기구와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 유럽투자은행 등 다자간 금융 기구 그리고 옥스팜, 경제 정책 연구소 등 엔지오를 비롯해 여러 정부 기구 및 민간 조직에 오랫동안 자문을 제공하며 함께 일해 왔다. 지금까지 17권의 책을 썼으며, 그중 13권의 저서가 전 세계 46개국 45개 언어로 번역되어 200만 부 넘게 판매되었다. 주요 저서로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나쁜 사마리아인들》 《쾌도난마 한국경제》 《국가의 역할》 《사다리 걷어차기》 등이 있다.

옮긴이 김희정
서울대학교 영문학과와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을 졸업했다. 현재 가족과 함께 영국에 살면서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장하준의 경제학 레시피》 《장하준의 경제학 강의》 《그들이 말하지 않는 23가지》 《어떻게 죽을 것인가》 《인간의 품격》 《잠깐 애덤 스미스 씨, 저녁은 누가 차려줬어요?》 《진화의 배신》 《배움의 발견》 《랩 걸》 《완경 선언》 등 50여 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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