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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중독자-멸종 직전의 인류가 떠올린 가장 위험하고 위대한 발명, 내일
저자 : 다니엘S.밀로 ㅣ 출판사 : 추수밭 ㅣ 역자 : 양영란

2017.09.26 ㅣ 322p ㅣ ISBN-13 : 979115540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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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 규격 외(225mm X 152mm, 신국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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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도서 > 인문 > 교양사상 > 교양사상
“다음에 밥 한 번 하자.” 한국의 직장인들이 가장 자주 하는 빈말 1위다(〈SBS뉴스〉 2012년 1월 11일자). 우리는 살아가면서 종종 문제 상황을 막연한 미래로 미룬다. 많이 사용하면서 듣기 싫어하는 인사가 ‘내일 보자’인 까닭도, “오늘까지만 놀고 내일부터 공부해야지”라는 다짐이 허무하게 느껴지는 까닭도 모두 이 막연함 때문이다.
그러나 이처럼 근거 없는 약속 안에 인류를 이끈 위대한 힘과 사피엔스를 인간으로 만든 위험한 특성이 숨어 있다고 하면 어떨까? 오래 전 호모 사피엔스는 멸종 위기에 처했으나 5만여 년에 걸쳐 결국 지구라는 생태계의 정점에 서게 되었다. 이 같은 극적인 역전을 해명하기 위해 《미래중독자》에서는 우리 선조들이 도구나 불, 언어보다 훨씬 혁명적인 것을 발명했다는 대담한 주장을 제안한다. 이 책의 저자 다니엘 S. 밀로가 제시하는 가장 위대한 인류의 발명품이란 바로 ‘내일’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시간적으로는 6만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학문적으로는 자신의 전공 분야인 역사와 진화생물학은 물론 고고학과 문화인류학, 나아가 언어철학과 뇌과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자신의 가설을 차근차근 검증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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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차]

한국의 독자들께 드리는 글
들어가기 전에
들어가는 글 최고의 축복이자 저주, 내일

제1장 거품
인간은 왜 너무, 넘치게, 지나치도록 진화했을까?
생물학적 연속성의 법칙 / 놀이 거품 / 길들이기 거품 / 거품학 개론 / 자연선택 이론으로는 부족하다 / 인간은 유일하고 별종인 동물 / 인간이 할 수 있으면 동물도 할 수 있다 / 인간이 별종이라고? / 번뇌 또는 문명의 불안 / “유일하지는 않지만 가장 너무한” / 뇌가 폭발하자 인구도 폭발했다 / 점점 커지는 뇌에 낀 거품 / 인구 거품 / 2008년, 거품 중의 거품이 터진 해 / 양은 곧 질이다 /


제2장 뿌리
인간은 왜 굳이 아프리카를 떠나야 했을까?
생존을 위한 투쟁에서의 최종 심판 / 결코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던 행진 / 인간은 다르기 때문에 인간이다 / 왜 인류는 아프리카를 떠났을까? / 아웃 오브 아프리카 또는 진화사의 엑소더스 / 어느 날 문득 사피엔스는 내일을 떠올렸다 / 호모 에렉투스도 아프리카를 떠났다? / 다시 다윈에게 물을 수밖에 없다 / 인간은 인간이고, 인간이다 / 다름 아닌 나에게서 시작하는 진화론 / 예외적인 것을 평범한 것의 상징으로 삼는다 / 인간의 ‘생산 결함’을 찾습니다 / 너무 이르게 험난한 자연으로 나온 인간 / 너무 커진 뇌는 아담을 타락시켰다 / 그렇다면 ‘알맞은 뇌’를 가진 종은 왜 멸망했을까? / 범인은 바로 당신이야! 언어 / 인간이 떠올린 가장 위대한 문장, “내일 보자!” / 오늘을 사는 아기를 인간이라고 할 수 있을까? / 동물에게는 오늘만 존재하는가? / 동물에게는 오늘만 존재하는가?(2,000자 내외로 답하시오) / 동물에게는 오늘만 존재하는가?(자유롭게 답하시오) / 섹스에는 미래가 없다 / “종의 다양성을 위해 섹스를 한다!” (다윈 가문) / “게놈의 증식을 위해 섹스를 한다!” (신다윈주의자) / “재미있으니까 섹스를 하는 거지!”(수컷들) / 내일을 가늠하는 번식, 오늘만 있는 섹스 / 7,000,000,000 또는 부성애 / 동물들이 왜 미래를 기약하며 섹스를 해야 하지? / 언어의 바닥에서 태어난 내일 / 마티아스, 네 살 반에 낙원에서 추방당하다 / ‘내일’은 발명이 아닌 돌연변이다? / 당신과 나를 구별 짓게 하는 미래성 / 그러나 언젠가 우리는 모두 ‘오른쪽 벽’에 닿을 것이다 / 5만 8,000년 전에 이미 우리는 이겼다니까! / 인간답게 다음 장의 ‘미래’를 예측한다면

제3장 전이
내일을 발명한 인류의 내일은 어떻게 진행될까?
멸종 직전에서 벗어나 지구를 장악한 이후 / 오른쪽 벽에 나타난 롱테일 / 변화를 위한 변화, 진화론을 위한 진화론 / 그리고 인간은 유에서 무를 창조했다 / 선사시대에서부터 시작된 가공할 음모, 교육 / 인간은 위임하는 동물이다 / 실업 상태에 놓여 음모나 꾸미는 뉴런 / 인류에게 내려진 최고의 축복이자 저주, 내일 / 인류 역사는 유년기의 시작이자 끝이다 / “나.”그래, 나. 모든 것의 근원! / 아담이 쫓겨난 이유, 여기만 아니면 어디든 좋다 / 무엇을 할 것인가? / 노동은 결코 신성하지 않다 / 반미주의자가 인류의 미래다 / 아프리카로 돌아가는 것에 대하여 /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인간이다

나가는 글을 대신하는 과잉
경제적 동물 / 자연에서의 규제 완화 / 다윈주의와 낭만주의 / 그래서 내가 경고했잖아요!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주석
[본 문]

케냐와 에티오피아 중간쯤 되는 어디에선가 기적이 일어났다. 동굴에 살던 웬 인간이 동굴에 살던 다른 인간에게 “내일 보자!”라는 인사말을 건네면서 세상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었다. 지금으로부터 140억 년 전에 일어난 빅뱅 이후 그 같은 일은 그때까지 단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때까지는 전자, 양자, 태양, 별, 미생물, 동물, 식물 등 모든 존재가 영원한 현재의 포로였다. (중략)
선사시대 인간이 동료에게 “내일 보자!”라고 말한 바로 그날, 역사는 ‘전pre미래’와 ‘후post미래’라고 하는 균등하지 않은 두 부분으로 나뉘었다. 스몰뱅은 “두 시간 후”, “내일 새벽”, “다음 주” 등처럼 예측을 시간적으로 구분하는 것을 가리킨다. (중략)
정확하게 언제, 어떤 상황에서 최초의 “내일 보자!”가 나왔는지 결코 알 수 없을 테지만, 그럼에도 미래라는 개념이 판세를 바꿔놓기 시작한 시점에 대한 상당한 단서를 가지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5만 8,000년 전, 인간 종을 구성하는 몇몇 구성원들이 그들의 고향, 즉 아프리카를 떠나 장도壯途에 오를 때가 바로 그 순간이었을 것이다
_최고의 축복이자 저주, 내일 중에서

진화론과 관련해 좋지 않은 오해 가운데 하나는 바로 진화론이라는 이름에서 기인한다. 비전문가들은, 프로들도 마찬가지지만 자연선택에게는 ‘진화’라고 하는 단 하나의 임무만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다. 아니, 진실은 오히려 그 반대다. 자연선택은 무엇보다도 진화를 배제하기 위해 힘쓴다. 적어도 활용성이 발견되기 전까지 변화는 자연의 으뜸가는 적이다. 다윈이 자신의 이론을 ‘정체론’이라고 작명하기만 했어도 과녁에서 멀리 벗어나는 일은 없었을 것이고, 따라서 오류가 확산되어 나가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랬다면 아마 이론 자체도 전파되지 않았을 확률이 높다. 참고로 다윈은 《종의 기원》의 여섯 번째이자 마지막 판본, 그러니까 1872년판에서야 ‘진화’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_변화를 위한 변화, 진화를 위한 진화론 중에서

자주 인용되는 하나의 사례를 소개해본다. 수사자 한 마리가 암사자들의 규방을 차지하게 되면 선왕의 아들들을 제거하는 일부터 시작한다. 이렇게 해서 죽임을 당하는 죄 없는 새끼 사자들의 비율은80 퍼센트에 달한다. 신다윈주의자들은 이러한 행태를 유전학적 논리로 설명한다. 새로 나타난 수컷 알파가 아비 잃은 고아들을 제거하는 까닭은 그에게 죽은 이전 우두머리의 유전자를 물려받은 자식들을 보호해주고 먹여야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보다 훨씬 덜 미래지향적인 설명도 가능하다. 새끼들에게 젖을 먹이는 한 암사자는 배란을 하지 못한다. 새 왕은 자신의 리비도를 충족시키기 위해 아예 새끼들을 죽여서 암사자를 다시 발정이 나게 만드는 것이다. 이렇듯 수사자들은 미래를 예측하고 아빠가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짝짓기를 하기 위해서 손발에 피를 묻히는 것이다. 흔히 짐승은 번식을 위해 섹스하고 인간만이 즐거움을 위해 섹스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틀렸다. 오직 인간만이 종족 보존을 위한 번식이라는 숭고한 사명을 위해 가끔 섹스를 한다.
_동물들이 왜 미래를 기약하며 섹스를 해야 하지? 중에서

동물에게는 오늘만 존재하는가?
그렇다!
동물에게는 오늘만 존재하는가?(2,000자 내외로 답하시오)
그렇다. 동물들이 현재에 닻을 내리고 있다는 것이 그들에게 기억이 없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들의 현재는 베르그송식의 시간 개념에 상응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아코디언과 마찬가지로 그들의 현재는 때로는 오르가슴 순간처럼 한껏 수축하는가 하면, 때로는 두통이 올 때처럼 늘어나기도 한다. (중략) 지구상에서 앞날을 예측하는 동물은 오직 인간들뿐이다. 혹시라도 말을 할 줄 아는 두루미를 만나 녀석에게 어디로 가는 길이냐고 묻는다면, 녀석은 우리를 물끄러미 쳐다보고는 잠시 숨을 가다듬고서 간단하게 대답할 것이다. “나는 날고 있어.” (중략)
이 세상에는 여자친구의 귀에 대고 “내일 여섯 시에 만나자” 하고 깍깍거릴 수 있는 까마귀라고는 단 한 마리도 없다. 그게 전부다.
동물에게는 오늘만 존재하는가?(자유롭게 답하시오)
그렇다. 나는 이 책을 읽고 있는 당신을 잘 안다. 당신은 지금 전혀 설득되지 않았다. 우리의 친구 동물들이 현재라고 하는 낙원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을 당신에게 납득시키기 위해 나는 소를 잡을 때처럼 진화의 뿔 즉 섹스를 통해서, 그리고 내가 존경하는 생물학자 재레드 다이아몬드를 통해서 이 문제에 접근해볼 것을 제안한다.
_동물에게는 오늘만 존재하는가 중에서

됐거든!
하버드대학의 거시 경제학자인 그레고리 맨큐는 페이스북에서 친구 수 5,000명이라는 기록을 세운 뒤 페이스북에서 은퇴했다. 그의 팬클럽은 여전히 세를 불려가는 중이지만 맨큐 자신은 “이제부터 나의 친구가 되려면 하버드 스퀘어까지 와서 나와 얼굴을 마주보아야 한다”고 선언했다.
됐거든!
2009년, 버거킹은 새크리파이스 와퍼Sacrifice Whopper 캠페인을 진행했다. 당신이 페이스북에서 친구 열 명을 지우면 공짜로 와퍼 하나를 제공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인간혐오 냄새를 풍기는 이 캠페인은 성공적이라 할 만했다. 이 캠페인으로 2,339,063개의 우정이 햄버거의 제단에 바쳐졌기 때문이다.
됐거든!
‘적은 것이 많은 것Less is More’이 되어버린 오늘날, 지속 발전 가능한 산업은 그 어느 때보다도 전성기를 맞고 있다. 각 기업은 생태학적으로 적절하다는 인증을 받기 위해 전문 컨설턴트를 고용해야 한다. 이 전문가들이 마치 여객기 조종사라도 된 듯 전 세계를 주파하는 것은 사실이나 그래도 이들은 열대 밀림을 구함으로써 속죄한다. 어느 누구도 이 환경 전문가들이 몸소 나무를 심으리라고는 기대하지 않는다. 인간은 어차피 자신들의 양심 청소마저도 남에게 위임할 테니까.
_반미주의자가 인류의 미래다 중에서

100만 년 동안 호미니드의 뇌는 원숭이의 뇌가 6,500만 년 동안 커진 것보다 네 배나 더 커졌다. 가지치기가 이루어진 후 뇌는 전체 체중의 2퍼센트 가량을 차지하게 되는데, 무게는 겨우 2퍼센트에 불과하면서 몸 전체가 소비하는 열량의 25퍼센트를 취한다. 그러니 무제한적으로 추억을 저장하려면 얼마나 많은 양의 에너지를 필요로 할지 상상해보라. 그렇게 될 경우 인간은 제아무리 더 큰 것, 더 위대한 것만 기억한다고 할지라도 더 이상 뇌를 유지할 수 없게 될 것이다.
_점점 커지는 뇌에 낀 거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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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를 인간으로 만든 비밀은 무엇일까?
인류가 떠올린 가장 위험하고 혁명적인 문장

“내일 보자!”

진화생물학, 고고학, 문화인류학, 역사학, 그리고 언어철학까지
5만 8,000년 전 인류가 갑자기 아프리카를 떠난
이유에 대한 집요한 추적


우리는 왜 미래에 홀려 현재를 포기하는 것일까?
멸종 위기에 처한 호모 사피엔스는 어떻게 지구를 장악했을까? 인간을 동물과 구분하는 가장 결정적인 특징은 무엇일까? 과학과 기술이 발전해 나가면서 삶이 풍요로워질수록 우리는 왜 점점 더 불안하고 피로해지는 것일까? 역사학자이자 철학자, 그리고 진화생물학자인 다니엘 S. 밀로 파리사회과학고등연구원 교수는 이러한 질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대답한다. “내일의 발명.”

“내일 보자”라는 평범한 말에 숨은 특별한 힘
“다음에 밥 한 번 하자.” 한국의 직장인들이 가장 자주 하는 빈말 1위다(〈SBS뉴스〉 2012년 1월 11일자). 우리는 살아가면서 종종 문제 상황을 막연한 미래로 미룬다. 많이 사용하면서 듣기 싫어하는 인사가 ‘내일 보자’인 까닭도, “오늘까지만 놀고 내일부터 공부해야지”라는 다짐이 허무하게 느껴지는 까닭도 모두 이 막연함 때문이다.
그러나 이처럼 근거 없는 약속 안에 인류를 이끈 위대한 힘과 사피엔스를 인간으로 만든 위험한 특성이 숨어 있다고 하면 어떨까? 오래 전 호모 사피엔스는 멸종 위기에 처했으나 5만여 년에 걸쳐 결국 지구라는 생태계의 정점에 서게 되었다. 이 같은 극적인 역전을 해명하기 위해 《미래중독자》에서는 우리 선조들이 도구나 불, 언어보다 훨씬 혁명적인 것을 발명했다는 대담한 주장을 제안한다. 이 책의 저자 다니엘 S. 밀로가 제시하는 가장 위대한 인류의 발명품이란 바로 ‘내일’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시간적으로는 6만 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가고 학문적으로는 자신의 전공 분야인 역사와 진화생물학은 물론 고고학과 문화인류학, 나아가 언어철학과 뇌과학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자신의 가설을 차근차근 검증해나간다.

5만 8,000년 전 사피엔스는 왜 아프리카를 떠났을까?
이 대담한 주장은 한 가지 질문에서 시작되었다. “왜 5만 8,000년 전 인류는 갑자기 아프리카를 떠났을까?” 지금까지 많은 학자들이 인류가 언제 아프리카를 떠났으며 어떻게 전 세계로 흩어졌는지에 대해 규명해왔다. 그러나 ‘왜 인류가 굳이 괜찮은 환경을 떠났는지’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명확하게 이야기되지 않고 있다. 이산과 이민이 일상이 된 지금의 관점에서는 새삼스러운 질문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같은 질문을 6만 년 전 선조에게 한다면 의미가 달라진다. 《미래중독자》에서는 바로 이 점에 주목했다.
물론 ‘왜 아프리카를 떠났는가?’라는 질문은 진화론 연구의 주요 과제 가운데 하나다. 즉 이에 대해 의문을 품는 것이 다니엘 S. 밀로만의 업적은 아니다. 다만 그동안 유보된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했다는 데에서 저자만의 독창성이 드러난다.
어떤 종이 거주지를 포기한다는 것은 해결할 수 없는 문제 상황과 맞닥뜨렸음을 의미한다. 그만큼 이주는 심각한 스트레스를 각오하는 특수한 행위다. 그런데 지구상의 모든 동물들 가운데 오직 인간 일부만이 소말리아 반도라는 비옥한 환경을 떠나 오스트레일리아에서 북극까지 지구 전역으로 퍼졌다. 이에 대해 기후 조건이나 자원의 부족, 또는 다른 종과의 경쟁이나 내부적인 갈등 등 어떠한 생태학적 이유를 추정할 만한 근거는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다. 이들은 말 그대로 ‘별다른 이유 없이’ 지금까지와는 다른 곳에서 자신의 미래를 찾으려고 한 것이다.

오늘만 버리고 내일만 사는 별종, 사피엔스
저자는 바로 이 지점에서 여느 동물과 구분되는 인간만의 특징을 찾는다. 호모 사피엔스는 어느 날 문득 ‘내일’이라는 개념을 떠올렸다. 그리고 내일에 대한 막연한 기대와 두려움으로 ‘오늘만 사는 동물’의 낙원에서 추방당했으며(창세기), 돌연 아프리카를 떠나게 되었다(출애굽). 동물들 또한 동료의 죽음을 인식하는 감정과 이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동료의 사체를 눈에 보이지 않는 곳으로 묻고, 또 그렇게 보이지 않게 된 동료를 기억하며 자신에게 닥칠 죽음이란 미래에 대해 상상(메멘토 모리)하는 존재는 오직 인간밖에 없다.
인간만이 지구상의 동물들 가운데 유일하게 아직 존재하지 않는 미래를 위해 이미 존재하는 현재를 기꺼이 포기할 수 있다. 보나 나은 내일을 위해 오늘의 즐거움을 유보한 채 땀을 흘리며, 반대로 다가오지 않은 내일을 두려워해 일찌감치 미래를 포기한 채 오늘을 즐기기도 한다(카르페 디엠). ‘내일 저곳은 오늘 이곳보다 낫겠지’라는 막연한 기대로 오늘까지 일궈낸 모든 것을 포기하는 모험을 감수하기도 한다. 내일의 발명. 그것이 저자가 꼽은 인류가 아프리카를 떠난 원인이자 지구 생태계의 정점에 선 힘의 근원이었다.
동시에 인류는 내일이라는 상상을 발명한 이후 삶에서 항상 불확실한 미래를 염두에 두느라 만성적인 불안과 공포에 시달려야 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준비와 계획이라는 개념을 다시 떠올렸다. 그리고 상상된 미래를 대비하는 과정에서 축적과 잉여가 탄생했고, 이윽고 호모 사피엔스는 ‘과잉’의 소용돌이라는 현세의 지옥에 빠지게 되었다.
버지니아 모렐이 지적했듯이 유희나 잔혹함, 소통, 이타주의는 인간만의 것이 아니다. 흰쥐들은 불 꺼진 실험실에서 폭소하고, 늑대는 유희를 위해 쓸데없는 학살을 자행하는가 하면 사마귀나 돌고래는 시간屍姦과 이종 강간마저 서슴없이 벌인다(83쪽 참조). 이 책에서 저자 다니엘 S. 밀로가 주장하는 인간과 동물을 구별 짓는 인간다움이란 오직 내일이라는 상상과, 그 상상에서 비롯된 과잉이라는 현상뿐이다. 모든 것이 과잉으로 치닫는 현대사회의 모습은 이미 수만 년 전부터 예정되었던 셈이다.

인류 최대의 위기, 뇌의 발달
그렇다면 저자는 왜 ‘인류의 성공’을 이야기하면서 지금까지 제시되어온 뇌의 비약적인 성장이나 엄지손가락의 발달 대신 내일이라는 개념을 꺼낸 것일까?
여러 학자들이 이미 지적한 바, 인류는 한때 멸종 직전의 위기에까지 몰렸다. 예를 들어 신장이 150cm를 밑도는 아시아계 여성과 체중이 150kg에 육박하는 아프리카계 남성을 나란히 놓고 보면 전혀 다른 생김새지만 이들 둘의 유전자적 공통점은 나란히 붙어 있는 형제 같은 침팬지 두 마리보다 훨씬 많다. 침팬지보다 현생 인류의 조상이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7만 년 전까지만 해도 침팬지가 인류보다 지배적인 종이었다. 과거 인류에게는 스스로를 멸종 직전에까지 빠뜨리게 한 결정적인 약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약점이란 지금까지 장점으로 꼽혀온 뇌의 비약적인 성장이다. 뇌 부피가 커지면서 인류가 불을 통제하고 언어로 정교하게 소통하며 도구를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은 역사적 사실이다. 그러나 이러한 번성은 곧 정체를 맞는다. 뇌의 크기는 여전히 성장을 멈추지 않았지만 그에 반해 기술과 문화는 오랫동안 답보 상태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호모 에렉투스는 뇌 용적이 1,100㎤까지 성장했지만 400㎤의 뇌 용적을 가진 호모 플로레시엔시스의 석기 기술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뇌의 과도한 성장은 인류에게 만성적인 영양 부족과 난산, 그리고 특별하게 긴 유년기에서 비롯된 생존의 위협이란 심각한 위험요소를 불러왔다. 뇌의 성장으로 인류세가 개막했다는 주장은 어느 정도 결과론적이다. 따라서 현생 인류가 비슷한 조건을 가진 27종의 호미니드 가운데 유일하게 살아남은 까닭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생물학적 또는 고고학적인 범위가 아닌 철학적 심리학적인 영역에 기댈 수밖에 없다.

진화론은 정체론으로 바꿔 불러야 한다!
호모 사피엔스의 생존을 설명하기 위해 저자는 먼저 진화론을 정체론으로 바꿔 불러야 한다고 주장한다. ‘진화’라는 용어는 다윈이 《종의 기원》을 발표한 지 13년이 지나서야 가까스로 언급했다. 다윈은 생물학에 경제학이나 역사학의 개념을 도입시키는 것이나 자연을 의인화하는 것을 극도로 경계했다.
즉 다윈은 세계가 어떤 목적을 가지고 결론을 향해 나아간다는 기독교적 역사관이나 ‘보이지 않는 손’이 자연선택에 개입해 적정한 가치를 추구한다는 전제에 동의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굳이 자연에 어떤 의지가 있다는 것을 가정해야 한다면, 그는 진화가 아닌 현상 유지, 보수를 먼저 떠올렸다. 그의 먼 후배라고 할 수 있는 리처드 도킨스 또한 ‘이기적 유전자’라는 용어를 제시하며 이에 대해 매우 길게 해명해야 했다.
진화론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역설적으로 많은 이들의 상식과는 다르게 자연은 결코 보다 효율적인 방향을 ‘추구’하지 않으며 환경에 맞게 혁명적으로 진화한 적자만이 생존하지도 않았다. 다윈이 본 자연이란 어떤 의지에 의해 정교하게 짜인 시스템이 아니라 인간적인 관점에서 볼 때의 ‘우연’과 ‘불합리’에 기대 그럭저럭 균형을 이룬 세계다. 수사슴과 공작새가 핸디캡 이론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불리함을 감수하며 뿔과 꼬리를 과도하게 키운 까닭은 암컷들이 불합리하게도 그처럼 비효율적인 모습에 성적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3,000종에 이르는 뿔매미들은 성적 이형도, 방어를 위한 무기도 아니면서 거추장스러운 뿔을 단 채 지금까지 살아남았다. 그리고 그 우연과 불합리에는 인간도 포함된다.
인간을 멸종의 위기로 빠뜨린 뇌의 지나친 성장은 인간에게 지루함과 더불어 쓸데없는 상상을 하게 만들었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제를 만드는 과잉의 반복을 불러왔다. 그리고 그러한 ‘멍 때리기’에서 소말리아 반도에 살던 인류의 선조는 우연하게도 내일이라는 개념을 떠올렸고, 그 순간 인간은 펑! 하고 폭발했다.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빅뱅에 버금가는 대격변이었던 것이다(스몰뱅).

이 빌어먹고도 찬란한 내일에 중독된 가련한 짐승, 인간
어떤 주기설에 입각한 묵시록적인 예언들이 각광을 받는 현상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인간을 움직이는 두 가지 힘을 꼽자면 내일에 대한 공포와 내일에 대한 기대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인류의 역사를 거칠게 요약하자면 미래에 대한 기대로 광야를 40년간 헤맨 모세의 탈출기와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자식들을 잡아먹은 크로노스 사이의 어디쯤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인간이 오늘을 사는 까닭은 미래의 기대에 취했거나, 또는 미래에 대한 불안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다. 마치 지금 여기 한국인들처럼 말이다. 훗날 인류세를 연 호모 사피엔스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다음과 같을 것이다. “미래에 사로잡힌 별종.”
저자가 한국어판 서문에서 밝혔다시피 현대인들 가운데에서도 특히 한국인들은 미래에 중독되었다. 그래서 지금 여기 한국사회에서는 행복하게 살기 위해 미래라는 한 가지만 포기하자는 이야기마저 나오고 있다. 내일을 전제로 하는 사회제도인 결혼, 출산, 노후대비에 대한 기대를 놓기만 하면 오늘이 편안해진다는 것이다. 내일이 인류를 찬란한 오늘로 이끈 힘이고 축복이자, 오늘을 담보로 하는 불안과 공포를 만든 지긋지긋하고 빌어먹을 저주이기도 했다는 점에서 볼 때 가장 극단과 과잉으로 치닫는 한국사회에서 내일이 포기하자는 주장이 나오는 것은 저자의 지적처럼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우리를 사로잡은 근거 없는 기대와 불안의 과잉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리턴 투 이노센스’, 내일이 발명되기 이전으로의 회귀인 것일까? 이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내일은 없다는 생각으로 오늘에 만족하는 존재는 짐승이거나 해탈한 부처다. 그러니 우리는 내일에 사로잡혀 더 많이 불안해하고 초조한 채 더욱 과잉을 추구함으로써 더 깊은 번뇌의 지옥에 빠질 수밖에 없다. 과잉이야말로 인간다움이다.’
이 책을 읽는다면 오늘도 친구에게서 들을지도 모를 “내일 보자”라는 인사말이 다르게 들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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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S. 밀로
철학자이자 역사학자, 진화생물학자. 파리사회과학고등연구원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삶에서 언제나 ‘과잉’에 대한 과잉된 강박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과잉된 감정을 실험적 역사 연구로 승화시켜 《시간을 배반하다Trahir le temps》, 《역사 총서Histoire》와 《또다른 역사Alter histoire》 등을 집필했다. 이후 지구의 역사 속 생명체들이 보여준 ‘삶에 대한 힘’에 관심을 가지고 생물학으로 연구의 범위를 넓혔다.
《미래중독자》는 여러 학문 분야를 넘나든 그의 지적 모험에 대한 중간 결과다. 연구와 강의 외에도 프랑스 파리와 손녀가 사는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오가며 다양한 분야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연극 〈소크라테스 최후의 죽음La Dernière mort de Socrate〉, 소설 《뇌의 소유자들Les Porteurs de Cerveau》, 영화 〈소파와 천장 사이Entre sofa et plafond〉와 〈예술과 같은 굶주림La Faim comme art〉을 창작했으며, 인터넷 사이트 ‘투머치www.TooMuch.Us’의 운영자이기도 하다.

옮긴이 양영란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파리 3대학에서 불문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코리아헤럴드》기자와 《시사저널》파리통신원을 지냈다. 옮긴 책으로 《브루클린의 소녀》,《지금 이 순간》, 《센트럴파크》, 《에펠탑만큼 커다란 구름을 삼킨 소녀》, 《이케아 옷장에 갇힌 인도 고행자의 신비한 여행》, 《내일》, 《탐욕의 시대》, 《빼앗긴 대지의 꿈》, 《굶주리는 세계, 어떻게 구할 것인가》, 《공간의 생산》, 《그리스인 이야기》, 《물의 미래》, 《위기 그리고 그 이후》, 《빈곤한 만찬》, 《현장에서 만난 20thC : 매그넘 1947~2006》, 《미래의 물결》, 《식물의 역사와 신화》, 《잠수정과 나비》등이 있으며, 김훈의《칼의 노래》를 프랑스어로 옮겨 갈리마르에서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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